국민의힘 4·10 총선 대구경북(TK) 공천이 별다른 ‘혁신’ 없이 과거 선거마다 되풀이됐던 ‘생색내기 청년 공천’에 그쳤다.

경산에 출마하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유일하게 단수공천을 받았다.

당초 지난 1월 예비후보 등록 시기만 하더라도 지역에는 10명의 청년이 현역 의원과의 공천 대결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만 45세 미만을 청년으로 보고 있는데 대구에는 강사빈·손영준·황시혁·김대식·김희창 예비후보가 등록했고 경북에서는 조지연·이병훈·김찬영·최우영·안형진 예비후보가 나섰다.

하지만 공천을 받은 청년은 단 1명에 그쳤다.

조 전 행정관은 현역 윤두현 의원이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없이 공천권을 손에 쥐었다.

공천은 받았지만 인지도가 높은 4선의 무소속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어려운 선거가 전망된다.

예비후보 가운데 황시혁·김대식·김찬영 예비후보가 경선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패했다. 최우영 예비후보는 경선을 준비 중이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청년이었던 김병욱 의원과 정희용 의원이 당선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22대에서 청년 정치인 배출은 더욱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보수 텃밭’이라는 지역 특성상 청년 정치인 육성에 한계도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청년이 현역과 비등하게 겨룰 수 있는 정당 차원의 배려가 부족하고 20~30대를 마냥 어리게만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각도 한몫한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시스템 공천’이라는 룰을 만들어 경선 시 35세 미만 청년에는 20%의 가점을 주고 45세 미만에게는 15%를 각각 주기로 했다.

가점이 세분화되고 강화됐으나 ‘현역 프리미엄’ 앞에서는 큰 힘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보편적으로 50대 이상 고위 공무원 출신의 안정적인 인물을 선호하는 지역적 경향이 강하면서 청년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꼽는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지기반이 약한 청년은 현역 벽을 사실상 넘지 못한다. 단수 공천과 같은 당의 확실한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구지역에 국민추천제 지역구 2곳이 선정돼 젊은 정치인이 나설 기회가 생겼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청년과 여성층의 부족함을 비례대표를 통해 일부 해소하겠다고 한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