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 13인조 ‘우리는 청춘이다’ 결성||3일 발표회 열어 실력 뽐내…올해

▲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 ‘우리는 청춘이다’는 지난 3일 발표회를 통해 2개월 간 연습한 랩 실력을 뽐냈다.
▲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 ‘우리는 청춘이다’는 지난 3일 발표회를 통해 2개월 간 연습한 랩 실력을 뽐냈다.
“랩은 더 이상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수니와 칠공주, 보람할매연극단 등 할머니 래퍼로 유명한 칠곡군에서 전국 최초로 랩을 활용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칠곡군 왜관읍 섬김주간힐링보호센터(이하 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이다. 이들은 지난 3일 발표회를 열고 2개월간 연습한 랩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날 그룹의 리더인 송석준(95) 어르신이 청년 못지않은 우렁찬 목소리로 랩을 선창하자, 다른 어르신들도 따라 부르며 비트에 맞춰 춤을 췄다.

보호센터는 지난해 11월 할머니 10명과 할아버지 3명 등 13명으로 구성된 평균 연령 88세의 혼성 래퍼 그룹 ‘우리는 청춘이다’를 결성했다. 래퍼 그룹 결성에 앞서 보호센터는, 반복되는 가사를 암기하고 간단한 손동작으로 춤을 추는 랩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치매 관련 전문의의 조언도 들었다. 게다가 수니와 칠공주의 랩이 유명세를 타자 이곳 어르신들이 “우리도 랩을 배우고 싶다”며 보호센터에 건의했다.

‘우리는 청춘이다’ 래퍼 그룹은 발표회에 앞서 대구 서문시장에서 의상과 모자를 비롯해 액세서리를 마련하고, 랩에 소질 있는 직원이 선생님으로 나서는 등 힘을 모았다. 이같이 어르신들이 랩에 좋은 반응을 보이자 보호센터는 올해부터 정규 교육 과정에 랩을 채택해 모든 수용 어르신은 1주일에 2차례 랩을 배우게 됐다.

장복순 센터장은 “랩으로 몸과 마음이 젊어진 것 같다. 계속 랩을 하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건의가 이어지자 정규 프로그램으로 포함했다”며 “앞으로 어르신들이 쉽게 배우고 따라 할 수 있는 랩 곡을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이호원 교수는 “노래 가사를 외우고 가볍게 춤을 추면서 말을 하듯 노래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젊은 세대와 소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노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랩이 많은 어르신에게 보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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