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여행의 계절이다. 평일인데도 관광버스는 만원이고, 고속철도, 렌트카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타기도 어렵다. 연초부터 일본, 괌, 사이판, 대만, 베트남 등지로 가는 해외여행자들이 크게 늘었다. 또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적자행진을 이어가자 정부도 관광객 유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3월말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 관광객의 방한에 대비해서 비자 제도를 보다 편리하게 개선하고, 항공편도 조속히 늘려나가며, 다양한 문화, 관광을 잘 연계하길 주문했다. 여행수지 적자를 줄이려면 해외여행자보다 외국인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면 된다. 올해 목표도 1천만 명으로 잡고 대책도 나왔다. 첫째 입국절차의 간편화다. 무비자 환승 입국 외에 전자여행허가제를 대폭 확대하고, 여행지에서 일도 하는 워케이션 비자와 K컬쳐 연수비자도 신설했다. 둘째 항공편 증대다. 한일노선은 2019년 대비 92%, 한중노선은 86%까지 늘리고, 동남아노선도 확대키로 했다. 셋째 국내여행 활성화다. 국민 134만 명에게 숙박비 3만원, 놀이시설, 캠핑장 1만원, KTX 50%, 지방항공편 2만 원 할인으로 국내여행을 촉진시키고자 하였다.

4월초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역에서 팔도장터관광열차로 떠나는 관광객들에게 환송 인사를 하며 힘을 보탰다. 4월 중하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판촉단이 일본 5개 도시를 순회하며 세일즈를 하고 있다. 한일관계 회복과 함께 일본인의 방한 러시를 기대해 본다. 지자체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 일본, 동남아 나들이에 분주하다.

정부, 지자체의 관광대책이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하여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린다.

첫째 콘텐츠와 인프라를 갖춘 뒤의 마케팅이 큰 힘을 발휘한다. K팝・드라마・푸드 등 K컬쳐를 체험하러 오는 외국인이 많으리라 보인다. 이들에게 간편한 입국절차와 항공편, 관광버스, 지하철, 택시 등 교통이 편리하게 갖춰져야 한다. 숙소는 비교적 잘 갖춰진 셈이고, 어디서나 문의와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관광 가이드, 책자 등 안내시스템의 점검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로 안전에 민감해진 만큼 식당의 위생도 각별히 챙겨야 한다. 여기에 관광업소 종업원의 서비스와 친절이 갖춰지면 완성이다. 하지만 서울은 제법 갖춰진 편이지만, 관광객이 절실한 지방에는 미흡한 곳이 많다.

둘째 마케팅은 목적에 맞춰 꼼꼼하게 준비하고 펼쳐야 한다. 관광객의 여행성향을 파악하여 개별 관광객(FIT) 혹은 단체객을 타깃으로 할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여행계획을 개인은 대체로 3개월 전에. 단체객을 취급하는 여행사는 반년 전에 준비하므로 타깃에 맞춰 시기를 정해야 한다. 지역 선택은 항공노선이 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기왕이면 외국적 항공편이 있으면 더 좋고, 우리 관광객이 많이 가는 중소도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이면 박람회, 이벤트 형식이 좋고, 단체는 설명회 등이 좋다. 마케팅 기본을 무시하고 단장의 출장일정에 맞춰 시기, 장소, 형식을 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셋째 관광은 종합산업인 만큼 협력이 필수적이다. 비자는 법무부, 항공, 교통은 국토부, K컬쳐, 관광은 문체부, 관세, 면세품은 기재부다. 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일이 된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칸막이가 있으면 안 되고 강력한 콘트롤 타워가 꼭 필요하다. 그래도 안 되면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대구경북신공항과 같은 인프라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이웃과 민관이 함께해야 비용도 절감되고 효과도 배증된다. 민간도 경쟁은 필요하나 제살 깎아먹는 덤핑은 피해야 한다.

넷째 장기적 관점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평소에는 내버려뒀다가 수출이 안 되고 외화가 필요하니 관광에 눈을 돌려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로 음식, 관광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문을 다시 열어도 종업원이 돌아오지 않는다. 다른 업종에 가보니 급여도 많고 근무시간도 일정해서 돌아갈 생각이 없단다. 숙련된 직원의 구멍을 메울 새 일꾼을 다시 길러야 한다. 민간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거듭하면 공공에서 아낌없는 지원과 길을 열어줘야 한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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