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시 신세동 벽화마을의 한 골목에 그려진 벽화 밑에서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안동시 신세동 벽화마을의 한 골목에 그려진 벽화 밑에서 관광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따스한 글귀가 마음을 울리고 아름다운 벽화를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안동 신세동(성진골) 벽화마을 이야기다.

신세동 벽화마을은 안동시 신세동 영남산 중턱에 있는 마을이다.

조용하고 한적했던 이 마을에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건 2009년부터다. 당시 문화관광부의 ‘마을미술 프로젝트’ 사업에 안동대 예술팀의 ‘연어와 첫 비’가 선정되면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낡고 구석진 언덕배기 달동네가 예술의 옷을 입고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이를 계기로 2015년부터 도시재생 활동가 등 재능 있는 청년들이 마을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함께 ‘그림애문화마을협의회’를 설립했다. 창조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거리에는 벽화가 더해졌다. 주차장과 마을 전망대도 들어섰다.

소수의 청년들이 시작했던 사업은 현재 ‘나무공방’, ‘직조공방’, ‘간식 쿠키 공방’ 등 10여 개의 공방이 운영될 정도로 성장했다. 프리마켓인 ‘그림애장터’가 열리고, 어르신이 어린이를 돌보는 ‘어린이 마을 돌봄’ 사업도 진행됐다. 학생들과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공동체 활동도 펼쳐졌다.

마을 어귀에 도착하면 동부초등학교 벽면에 푸근하고 따뜻한 ‘복덩이 할머니’ 가족 벽화가 미소로 환영한다.

반대 벽면에 있는 11m 직경의 이색적인 대형 벽화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씨가 2019년 ‘한복 입은 흑인 여성’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마을 중심부에는 ‘할매네 점빵’이 자리 잡고 있다. 간단한 먹거리와 간식류를 팔던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직물 아티스트의 예술공방으로 변신했다. 이곳에선 직조 공예 작가와 함께 ‘직조베틀’, ‘코바늘뜨개’, ‘양말목공예’ 등 다양한 공예 체험이 가능하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멋쟁이 아저씨’, ‘스파이더맨’ 벽화도 있다. 벽화뿐만 아니라 ‘줄 타는 고양이’, ‘오줌 누는 개’ 등으로 이름을 붙인 우스꽝스러운 조형물도 눈에 띈다. 감성적인 글귀가 새겨진 난간을 따라 올라가면 ‘한옥 스테이’, ‘예술 공방’ 등이 숨어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면 ‘다시 여기서’라는 북카페가 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곳은 마을 정체성이 정점을 이루는 곳이다. 카페 사장님은 ‘뚜비아저씨’로 불린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됐던 ‘꼬꼬마 텔레토비’의 ‘뚜비’ 성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주민 자생력을 갖춘 문화예술, 골목상권, 공방 등으로 도시재생을 완성할 것”이라며 “지역주민과 협업하고 소통해 더욱 살기 좋은 동네이자, 안동의 대표 관광명소로 키워가겠다”고 전했다.



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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