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3일 접촉 면회 가능, 같은달 18일 불가로 ‘유턴’||면회하려 접종한 보호자

▲ 지난해 9월21일 추석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비접촉 방식으로 대면하고 있다.
▲ 지난해 9월21일 추석 대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비접촉 방식으로 대면하고 있다.
“불효자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신 A씨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돌입하며 면회를 접종 완료자에 한한다 해 아버지를 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얼른 접종을 마쳤는데 억울하다”며 “신속항원검사나 PCR(유전자 증폭)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되지 않는가. 아버지께서 홀로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신다고 생각하니 대성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토로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에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와 자식이 손 한 번 잡지 못하는 상황이 재현된다.

보건복지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며 지난해 11월3일부터 요양병원에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접촉 면회를 허용했지만 같은달 18일 다시 제한하면서다.

대구시는 지역 내 요양병원에 ‘2022년도 요양병원 설 명절 면회 및 방역수칙’을 전달해 △병실 면회 금지 △신체 접촉 금지 △환자-면회객 간 동선 분리 △플라스틱·비닐 칸막이 및 야외 공간서 면회 △최소 2m 이상 거리 유지 △임종 환자만 보호용구 착용 후 예외 허용 △사전예약제 운영 등 비접촉 면회 지침을 안내했다.

칸막이를 사이에 둔 비접촉 면회만 허용되면서 보호자들은 애끓는 심정으로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접촉 면회 자체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7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집단감염 발생 우려가 높은 가운데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전이 바이러스에 확진되면 다시 보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2년 전 요양병원에 입소한 할머니를 둔 B씨는 “위드 코로나 때 할머니를 잠깐 뵀지만 혹여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칠까 금방 자리를 떴다. 코로나19가 종식돼야 접촉 대면이 가능하겠구나 싶다”며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자주 들린다. 지난 명절 세 번 동안 손 한 번 잡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칫 잘못 할머니께서 코로나19에 감염돼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한다”고 전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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