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3·9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 전략’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당초 국민의힘 지도부는 재보선이 열리는 서울 종로·서초갑, 대구 중·남구, 경기 안성, 청주 상당 등 다섯 곳 가운데 ‘종로 전략공천·나머지 4곳 경선’ 방침에 의견을 모았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대구 중·남구나 서울 서초갑 등 텃밭에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으로 비교적 잡음 없이 재보선을 치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무공천 쇄신안 카드를 꺼내들면서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 입장도 변화하는 분위기다.

일단 국민의힘은 여당발 쇄신안에 대한 맞불 격으로 일부 지역에 무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엔 선을 긋고 있다.

전날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의 서울, 부산 시장 공천 사례를 들며 무공천에 선을 그은바 있다.

오히려 서울 종로뿐 아니라 대구 중남구와 서초갑도 공격적인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텃밭에서 기존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치른다면, 자칫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비쳐져 쇄신과는 다른 방향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서다.

일각에선 대구 중·남구와 서울 종로·서초갑 등에 코로나 전문가나 윤석열 후보가 취약한 젊은 여성 표심을 고려해 30대 여성 전문가를 전략공천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재보선 모두 남성으로 공천하거나, 기존 정치권 인물로 채운다면 여당과의 쇄신 경쟁에 뒤처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공천관리위원회도 “공천은 당 지도부가 아닌 공관위 소관”이라며 종로만 전략공천 한다는 최고위의 기존 방침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관위는 이날 예정돼 있던 공관위 비공개 회의를 28일로 미루고 공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공관위가 실제로 종로 외 지역에도 대대적인 전략공천을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으로선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유력한 대구 중·남구 등에 특정인을 전략공천할 경우 이미 경선을 준비 중이었던 기존 주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 중·남구의 경우 재보선 후보군이 15명에 이른다.

공천 잡음이 일어나면 원팀으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부담이 있다.

공관위 관계자는 “전략공천과 경선 가운데 어떤 방안이 현명한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며 “여당은 무공천 쇄신을 내세웠는데 우리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전투구 하는 모습을보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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