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인연으로 8년째 매달 무료 이발 봉사 진행

▲ 의성군 가음면 이1리 경로당에서 이발 봉사 중인 박영광씨.
▲ 의성군 가음면 이1리 경로당에서 이발 봉사 중인 박영광씨.
의성군의 한 산간오지마을에 8년째 무료로 이발봉사를 실천 중인 이발사가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발사로 근무 중인 박영관(66)씨.

의성군에 따르면 박씨는 2013년부터 8년째 매월 한 번씩 가음면 이1리 마을을 찾아 동네 어르신들께 무료 이발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음면과 박씨 간 인연의 시작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씨는 1988년 휴가 차 잠시 들렀던 이1리에서 어르신들의 덥수룩한 머리를 보고 외면할 수 없어 이발을 해드렸다. 이후 끊어졌던 인연의 끈은 2013년 오갑희 전 가음면장의 소개로 박씨가 가음면을 찾으면서 이어졌다.

박씨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하나둘 모인다. 경로당은 이내 동네 이발소로 변신한다.

또한 박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직접 집에 찾아가 이발을 해드린다. 마을 어르신들에게 박씨는 단순 이발사가 아닌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한 어르신은 “차편도 없고 거동이 힘들어 읍내 나가는 것조차 어려운데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와 이발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먼 곳에 있는 자식들보다 낫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철우 가음면장은 “수십 년간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봉사에 헌신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새겨 지역 주민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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