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 역명을 ‘수성알파시티’로 변경해 달라는 요구가 지역 경제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한다. 수성알파시티에 지역의 정보통신, SW산업 관련 기업들의 집적 단지가 있지만 산업브랜드 홍보 부족으로 기업 마케팅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시철도 역명에 ‘수성알파시티’란 명칭을 사용하자는 요구다. 더구나 2005년 개통 당시 붙여진 현 ‘대공원’ 역명의 경우 대공원 개발 사업이 10년 넘게 진척이 없는 상태이고 거리상으로도 다소 떨어져 있어 과거에도 적합성 논란이 있었다.

지역의 콘텐츠 관련 산업을 총괄하는 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최근 대구시에 수성알파시티 역명 사용을 건의했다. 97만9천㎡(약 30만 평) 규모로 조성된 수성알파시티에는 현재 의료지구 외에 지식산업센터, SW융합기술지원센터, R&D단지, 기업 집적단지 등에 정보통신(ICT) 소프트웨어(SW) 사물인터넷(IoT)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산업브랜드 홍보 부족으로 인력 유치와 마케팅 등 기업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나아가 단지에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수성알파시티 인지도를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게 DIP 측의 설명이다. DIP 관계자는 “서울의 구로디지털단지 역이나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처럼 인근의 특화산업을 역명으로 사용하면 지역 아이덴티티와 산업브랜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수성알파시티 역시 역명으로 사용되면 인지도와 산업브랜드 홍보까지 가능해 단지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다.

그러나 역명 변경은 사실 절차도 까다롭고 비용도 적지 않게 든다. 먼저 대구시가 변경 계획을 수립해 대상을 조사, 신청하면 대구시의 ‘공공용물 명칭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조정위원회에서 의결하게 된다. 그 결과는 해당 기관과 지자체에 통보해야 하고 행안부와 국토부의 허락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만 대략 1년 이상이 걸린다. 또 해당 역사뿐 아니라 모든 역사의 홍보물이나 노선 안내도 등을 바꾸는 데 1억 원 이상이 든다. 더 중요한 건 시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런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일부 역에서는 ‘부기역 명칭’을 사용한다. ‘대공원’이라는 역명 옆에 ‘삼성라이온즈파크’라고 부기하는 식이다. 예산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면 미룰 일이 아니다. 수성알파시티에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있고 이곳을 알려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대구시가 역명 변경 논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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