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23일 “권영세 말대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관계자)들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이 만든 정치 플랫폼 ‘청년의 꿈’ 청문홍답에 올라온 ‘어처구니 없는 경선 결과와 지금의 비리 대선 상황에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라는 글에 “내 발로는 (당을) 못 나가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충신과 간신도 구분 못 하는 당원이 참 밉다’, ‘그들이 사기 치고 모욕한 건 민심’이라는 내용의 글에도 “차라리 출당이라도 시켜줬으면”이라는 같은 답을 남기기도 했다.

‘누구 옆에 붙어 있는 암 덩어리들 수술하느라 힘들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어느 정당에나 그런 사람 다 있다”고 답했다.

‘뻔뻔하다는 말에 윤석열이 먼저 떠오르는데’라는 글에는 “面厚心黑(면후심흑) 중국제왕학”이라고 했다. 면후심흑은 얼굴은 두껍고 마음은 검다는 뜻으로 최근 만찬 회동 직후 사이가 틀어진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왔다 갔다 한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홍 의원을 음해한다’는 한 게시글에 대한 답글이었다.

전날에는 자신의 처지를 ‘일모도원’(日暮途遠·날은 저물고 갈 길은 멀다)에 빗대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최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창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이제 나도 살아온 날보다 훨씬 짧은 살아갈 날이 남았다. 죽음은 한여름 밤의 서늘한 바람처럼 온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갈 길은 멀고 해는 저물고 있다”고 한탄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나 선대본부 상임고문 제의를 받았으나, 그 자리에서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전략공천’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구태’란 당내 비판이 일자 선대본부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핵관’을 거론하며 “선대위(선대본부) 합류 무산을 두고 윤핵관들이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다른 건 몰라도 합의 결렬의 원인에 대해서는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 모함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 의원은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 중 김씨가 무속 굿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홍 의원이 굿을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과 관련 “거짓말”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청문홍답에서 “거짓말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하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참 무섭다. 내 평생 굿 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