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공사 사장 후보 또 LH 출신 추천…지역사회 반발

발행일 2022-01-20 16:17:0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도시공사, LH 출신 2명 사장 후보자로 대구시에 추천

연호지구 원주민 “LH 사태 주범, 도시공사 사장 부적격” 철회 성명

지역업계 “대구도시공사, LH 퇴직자 전유물로 전락” 우려

대구도시공사 전경
대구도시공사 사장 후보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출신 인사 2명이 최종 후보로 추천되자 지역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지난해 각종 대형 비리가 터져 나온 LH가 대구에서도 연호지구 개발 때문에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후보 추천 소식이 나오자 지역민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관가에서는 지난 10년간 LH 출신이 사장을 역임한 대구도시공사에 또 LH 출신이 최종 후보로 낙점되면서 대구도시공사가 LH 퇴직자들의 전유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도시공사는 지난 19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장 공모 서류심사를 통과한 LH 간부 출신 2명을 대구시에 추천했다.

그중 한 명은 직전 LH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이고 다른 한 명은 역시 지역본부 처장이다. 인사 관행상 한 직장의 직전 상사와 같이 근무했던 사람이 동시에 사장 공모 원서를 내는 일이 ‘희귀하다’는 점에서 한 명은 내정자가 있는 상황에서 구색 갖추기로 원서를 낸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H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연호지구의 원주민들로 구성된 연호이천대책위원회는 20일 “LH 사태 주범인 LH 직원은 대구도시공사 사장 후보로 부적격하다”며 후보 추천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연호지구 원주민 재산을 강탈해 수조 원 이익을 낸 LH가 대구도시공사까지 접수하느냐. 이는 239만 대구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대구시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연호지구 주민들은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토지 수용 과정에서 LH와 마찰을 빚어왔다.

특히 후보 중 한 명은 주민들과 직접 마찰을 빚은 전 LH 대구경북본부장이란 점에서 주민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시공사 사장은 2012년부터 LH 출신 현 이종덕 사장이 10년간 역임해 왔다.

지금의 절차로 진행되면 권영진 대구시장이 두 후보 중 낙점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지역 관가에서도 건설 관련 인재들도 많은 상황인데도 10년 이상 LH 출신이 대구의 공적 개발업무를 전담하는 대구도시공사 수장을 맡은 것도 과한데 또다시 LH 출신이 올 수 있다는 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건설업계 한 간부는 “대구도시공사는 설립된 지 30년이 넘어 내부 간부들의 역량도 높아졌다. 또 건설업무에 능통한 대구시 출신 퇴직공무원, 지역 건설회사 간부 출신 등 유능한 인재들도 많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LH 출신이 대구도시공사 사장으로 선정될 경우 지역 업계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도시공사 신임 사장은 대구시장이 최종 임용하며, 대구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사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며 다음달 23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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