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의 신뢰도가 추락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아이파크’ 브랜드 거부·퇴출 움직임이 대구까지 확산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11일 신축 공사 중이던 아이파크 아파트 23층에서 39층 사이 외벽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졸속 공사, 부실 자재, 재하도급 등 드러나는 문제도 기존 붕괴사고와 비슷하다. 사고가 일어난 지 9일이 지났지만 아직 실종자 5명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도 모른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단지 명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 시공 중이거나 시공사로 선정한 정비사업 조합 측은 단지 명에 아이파크를 빼달라고 공식 건의했다고 한다. 시공사 해지 요구도 당연히 뒤따른다. 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현장은 5곳이다. 이중 1곳은 이미 시공에 들어가 현재 터파기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나머지는 아직 착공 전이다.
특히 신규 아이파크 단지 입주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파트 명칭 변경도 변경이지만 행여 무너지지나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광주 사고 원인이 무지보(데크 플레이트) 공법상 문제,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콘크리트 양생 불량 등 부실 공사로 인한 ‘인재(人災)’로 추정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재산상의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의 급매 분양권도 등장했다. 최근 분양된 대구 인접지의 이 단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2천만~3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지만 광주 사고 이후 시장이 급변했다.
현장 환경의 날 운영, 원청과 협력사 직원 참여하는 안전 워크숍 개최, 현장 장비별 신호수 1명 배치 등 뒤늦게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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