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형 달았던 등번호 18번으로 변경…"가족에게 중요한 번호"

▲ 원태인
▲ 원태인
원태인(22·삼성 라이온즈)은 지난해 팀 내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오승환(40)과 구자욱(29)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판매 순위'를 확인한 원태인은 미안함이 더 커졌다.

원태인은 "지난해 46번이 박힌 내 유니폼을 구매한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공교롭게도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를 한 뒤에 등번호를 바꾸게 돼 죄송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46번을 달고 뛰었던 원태인은 2022년 등번호를 18번으로 바꾼다. '18번의 주인'이었던 심창민이 NC 다이노스로 떠나면서 원태인은 예전부터 원하던 등번호를 얻었다.

원태인은 "아버지(원민구 전 경복중 감독)와 형(원태진 원베이스볼 대표)이 현역 시절에 18번을 달았다. 나도 고교 때까지 18번을 달고 뛰었다"며 "정말 고민을 많이 했는데 18번이 우리 가족에게 워낙 의미 있는 번호여서 변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번호를 얻었지만 팬들께 사과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원태인은 "팬들께서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많은 돈을 들여 유니폼을 사신다. 등번호 변경을 서운하게 여기시는 게 당연하다"며 "팬들을 생각하며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엔 '가족'을 먼저 생각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사과드리고자 한다"고 재차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원태인이 '삼성 에이스' 자리를 유지하면 삼성 팬들에게 '과거 46번 유니폼'은 추억이 담긴 기념품이 될 수 있다.

그는 "일단 내가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야구장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2022시즌에도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20경기에 등판해 158.2이닝을 던지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4로 역투했다.

이닝, 다승 모두 개인 최다였다.

팀이 0대1로 패하긴 했지만 지난해 10월31일 열린 kt wiz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1실점 8탈삼진의 호투를 펼치기도 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우리 팀이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하고도, 마지막 3경기(정규시즌 1위 결정전·플레이오프)에서 연속해서 패했다. 결과가 너무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할 정도로 신뢰를 얻었다는 건 매우 뿌듯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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