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과 2021년에 입학한 대학생들은 ‘코로나 학번’으로 불린다. 이들은 코로나 대유행 와중에 입학해 정상적인 대학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학번 전문대생들은 온라인 수업만 듣다가 졸업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코로나 사태는 내년은 물론이고 향후 2~3년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각급 학교의 비정상적 학사운영도 되풀이될 것이다. 온라인 수업은 대면 수업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진다. 학력 저하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특정 연령대나, 특정 학번 학생들의 학력 저하는 두고두고 우리 사회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될 것이다. 코로나에 의한 교육차질로 피해를 입었다면 방역에 원천적 책임이 있는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다.

수업 결손은 4년제 대학이나 중고교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당장은 곧 졸업하는 20학번 전문대생들이 문제다. 어떤 학생은 2년간 등교한 날이 두 달도 채 안된다고 한다. 다른 학번 학생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취업경쟁에서 밀리는 경우도 생겨날 것이다.

지난해 사립전문대 전체 원격 강좌(온라인 수업) 수는 8만8천773개로 전년의 1천286개에 비해 69배나 늘어났다. 수강인원은 336만7천여 명으로 전년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현장실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사립전문대 전체 학생 중 4주 이상 현장실습을 이수한 사람은 5.9%에 그쳤다. 전년 10.4%의 절반 수준이다. 현장실습 차질은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전문자격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실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감염확산 등을 이유로 실습생 받기를 꺼려하는 직종이 많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대생들의 취업률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취업률은 60%대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첫 해인 지난해에도 취업률은 71%에 머물렀다.

대학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생활을 통해 동기생은 물론이고 선후배들과 다양한 유대관계를 맺는 것도 공부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대면수업이 축소돼 폭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 취업이나 진로에 대해 선배들의 조언을 듣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 학번의 비애다.

코로나 학번으로 분류되는 대학생들이 상당기간 더 나올 것이다. 이들의 학습 결손에 대한 대책 마련은 다른 어느 분야 못지않게 중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 학번 학생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고교생들까지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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