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한번 늘어난 확진자 규모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지금은 방역의 목표를 최소한 ‘위드 코로나’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데 두고 서둘러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한다.

위드 코로나 정책이 성급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분야별 단계적 규제 완화를 통해 연착륙을 시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을 외면한 결과다.

지역의 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가운데 대구의 위중증 전담병상 가동률은 75.4%로 1주일 만에 8.5%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병상 가동률은 71.7%로 10%포인트, 생활치료센터는 75.2%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는 위중증 환자가 위드 코로나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대구·경북도 지금 추세대로 확진자가 늘어나면 곧 병상난에 직면하게 된다.

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하루 확진자가 8천 명에 이르면 중환자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환자가 1천124명에 이르게 된다. 확진자가 1만 명으로 증가하면 입원하지 못하는 중환자는 1천724명까지 늘어난다.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방역패스도 허점 투성이다. 첫날에 이어 14일에도 일부 앱을 통한 QR코드 접속이 먹통현상을 나타냈다. 점심시간에 앞서 과부하가 걸린 탓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의 식당가에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점심시간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사실조차 몰랐나. 전국민의 일상을 제한하는 방역패스 시행 준비를 이렇게 하나”라는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12세 이상으로 확대된 청소년 백신 접종은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한 차례도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접종예약을 하지 않은 미접종 청소년은 전체의 44.1%인 122만여 명에 이른다.

방역당국이 15일부터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백신 접종에 나서기로 했지만 자녀의 접종에 응하겠다고 밝힌 보호자는 6.9%에 그쳤다. 부작용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는 이야기다.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학부모 설득이 필요하다. 해외 동향도 적극 소개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확진자는 연일 5천~7천 명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14일 0시 기준 확진자는 5천567명으로 1주 전 월요일보다 613명이 많다. 이날 대구의 확진자는 130명, 경북은 166명으로 세 자릿수 발생을 이어갔다.

연말연시에는 각종 실내 모임이 급증한다. 코로나에 취약한 시기다.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는 긴급 대책이 불가피하다. 경제와 방역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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