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워커 반환, 미군 공여지 해결 첫 걸음

발행일 2021-12-12 15:02:1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캠프워커 반환부지가 마침내 대구 시민에게 돌아왔다. 100년 만의 일이다. 지난 10일 담장을 허무는 행사가 열렸다. 헬기 소음에 시달렸던 주민들은 대부분 떠나고 없다. 대구시와 남구청, 그리고 주민들에게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을 터이다. 우리의 숙명이기도 한 미군부대 공여지 일부가 민간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구 캠프워커 부지 반환을 기념하는 ‘시민과 함께 허무는 100년의 벽’ 행사가 10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5동 캠프워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미 기지사령관 및 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요란한 폭죽 소리와 함께 100년간 꿈쩍 않던 캠프워커 반환 부지 담장이 허물어졌다.

대구 남구 대명5동 주민들은 평생을 미군 부대에 이·착륙하는 헬기 소음에 시달렸다. 귀를 찢는 굉음과 진동으로 주민들은 약을 달고 살았다. 계속되는 소음 공해로 40여 가구의 마을 주민들은 하나둘 모두 떠났다.

이제 캠프워커는 주민들에게 돌아왔다. 이번에 반환되는 부지는 동편 활주로 3만7천917㎡와 헬기장 2만8천967㎡다. 이 부지는 1921년 일본군 경비행장으로 조성된 이후 국군비행장, 미군활주로 등 줄곧 군사시설로 활용되면서 시민의 출입이 금지됐다.

캠프워커 반환 부지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대구 대표도서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미 이름과 건축물 공모를 끝내는 등 도서관의 개발 방향은 정해졌다. 인근에 평화공원과 공영주차장도 건립된다.

헬기장에 가로막혀 건설이 지지부진하던 대구의 3차순환도로 마지막 단절 구간도 곧 해결될 전망이다. 전체 25.2km 중 남아있는 캠프워커 서편 도로가 곧 반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47보급소와 함께 국방부와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반환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이달 말 합의각서가 체결되면 실시 설계 등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온전한 모습으로 개통될 대구 3차순환도로를 기대한다.

캠퍼워커 반환은 부동산 시장에도 호재가 됐다. 주변 개발이 탄력을 받았다. 대구 남구 전역이 재개발 열풍이 휩쓸었다. 곳곳에 대형 아파트 단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작 수십 년 동안 정들었던 동네 주민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적지 않은 보상금을 손에 쥐었지만 정든 곳을 떠나야 하는 아픔은 쉬이 가시지는 않을 듯하다.

캠프워크 반환은 국방에 필수적인 공간이면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의 미군 공여지 반환 및 개발에 한 획을 그은 일이다. 지자체는 이를 계기로 미군 공여지의 효율적인 개발과 활용을 고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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