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상승에 물가인상 불가피…장사 접는 상인들||코로나19 영향, 홈메이드 대체 간식

▲ 지난 7일 대구 수성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붕어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지난 7일 대구 수성구의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붕어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붕어빵, 호떡 등 겨울철 길거리 대표음식이 코로나19 장기화와 물가인상 등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길거리 음식 재료인 밀가루, 업소용 식용유, 팥 등의 원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인구마저 줄어 장사를 포기하는 상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일 붉은 팥(수입) 40kg의 대구 도매가격은 25만8천 원으로 지난해(23만 원) 대비 12% 올랐다.

밀가루의 가격도 올랐다. aT 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국제 밀 가격은 1t당 293.67달러로 전년(209.44달러)보다 41.6% 올랐다.

대두유도 1t당 1천259.5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38.41달러)보다 50% 가량 상승했다. 이에 식용유 가격도 덩달아 치솟아 업소용 식용유 18ℓ는 4만~5만 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원재료값 상승에 길거리 음식 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예전과 같은 저렴한 간식이라는 인식도 낮아졌다.

붕어빵 가격은 지난해에는 보통 3개 1천 원이었지만, 올해는 2개 1천 원으로 대체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에서 붕어빵을 판매하는 상인 A씨는 “밀가루 등 재료값 뿐만 아니라 가스비 등 모든 물가가 올랐다.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손님들은 100~200원에 민감해 하기도 하고 가격을 비교하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마진 없이 판매하다 사정이 어려워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대신 홈메이드 간식이 각광받거나 매장이나 배달서비스를 이용해 간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노점이 자취를 감춘 이유로 꼽힌다.

붕어빵 반죽을 구울 수 있는 붕어빵 팬과 반죽용 붕어빵 믹스, 팥 앙금과 호떡믹스, 누르개도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해졌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는 붕어빵, 츄러스, 떡볶이 등 길거리 간식을 메뉴로 만들어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붕어빵, 호떡을 비롯한 츄러스, 꽈배기 도넛, 호두과자, 어묵, 떡볶이 등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판매하거나 전문 매장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어 소비자들의 편리성은 더해졌지만 노점들의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

붕어빵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붕어빵을 판매하려는 상인들은 줄어들었다. 노점이다 보니 신고는 들어오고 물가는 올라 수익도 많이 없어 본격적으로 가게를 차리지 않는 이상 새롭게 시작 하려고 하는 분들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노점상은 법적으로는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단속도 피할 수 없다.

한 구청 관계자는 “서로 간의 경쟁 등 다양한 이유의 민원이 들어온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리를 옮겨 다니며 영업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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