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낙관론과 경제정책 방향

발행일 2021-12-08 09:54:3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불과 2개월 정도 만에 낙관론이 자취를 감춘 대신 비관론이 시장에 만연하다. 지난 10월에 IMF가 세계경제 수정 전망을 내놓을 때만 하더라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만큼은 큰 의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다.

IMF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을 고려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세계적인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는 이미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4%대 초반에서 3%대 후반으로 하향 수정 발표했다. 이 뿐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과 함께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성 지속, 물가 상승세 유지, 헝다(恒大)그룹 발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물가 상승)의 경우 지난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0년만에 역대 최고치에 이르고, 중국의 생산자물가상승률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갈아 치우는 등 가속화되고 있다. 이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경우에는 국제금융협회(IIF)의 경고처럼 퍼펙트 글로벌 인플레 스톰으로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준(Fed)의 테이퍼링 규모 확대 및 조기 금리 인상 실행 시기도 점차 앞당겨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마저 커지고 있다. 그 동안 강도 높은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던 미국 연준 파월 의장 조차도 연임 결정 후 테이퍼링 강도와 금리 인상 시기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 덕분에 그 동안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신흥국 중심으로 금융시장에 긴축발작(tapper tantrum)과 같은 큰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더군다나 다수의 중국리스크 역시 비관론을 확산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세계 경제 환경 급변 요인으로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헝다(恒大)그룹발 리스크를 조기 수습하지 못 할 경우에는 자국 경기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높은 물가 수준이 안정화되지 못한다면 수출을 통해 그대로 전 세계에 이전되면서 글로벌 인플레를 가속화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문제는 국내 경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올해 정부 경제성장률 목표인 4%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3%대 성장 목표 달성 역시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내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회복 2년차를 맞아 경기 저점에서 탄력적으로 회복되는 기저효과가 약화되고, 통화·금융정책의 정상화 등과 같은 리스크가 산적해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만약,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더 빨라지는 가운데 다른 대내외 충격이 더해질 경우 기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재정정책도 신정부 효과로 적절하게 이뤄질지 의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비관론에 근거한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여건들을 살펴보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문제임에는 분명하다. 따라서, 향후 국내 경제 정책 역시 다양한 리스크들이 동시다발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단기적인 안목에서 벗어나 좀 더 긴 안목에 근거해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역체제 유지를 통해 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악화 예방을 위해 경기 친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 통화·금융정책의 정상화 속도는 적절한 조정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 재정정책은 기동력을 확보할 것, 민생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화할 것 등이다.

경제주체들 역시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스갯소리로 전망은 틀리라고 있는 것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전에 대비는 하더라도 비관론에 빠져 굳이 어려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우를 범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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