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원 재활용은 친환경의 중요한 축이다. 친환경 시대를 맞아 재활용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대구지역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국재생화이버협회가 발족됐다. 국내에 재생화이버(Recycled Fiber)가 도입된지 40여년 만이다.

재생화이버 업체들은 급증하는 친환경 리사이클링 수요에 맞춰 생활주변에서 넘쳐나는 빈 페트병 등을 이용해 산업용 소재를 만든다. 부직포와 충전재 등에 쓰이는 단섬유(인조 솜)가 주된 생산품이다. 재생업체들은 분리 수거된 페트 조각들을 녹여 실을 뽑아낸다. 이러한 실은 이불, 자동차 내장재, 휴대폰 케이스, 패딩, 쿠션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재생화이버 업계는 대구가 이끌어 간다. 전국 50여 개 업체 중 대구에 있는 30여 개 업체가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재생화이버 시장은 초창기 월 500t 생산규모에서 지금은 5만t 규모로 100배 가량 급속 성장했다. 시장성과 성장성이 있다는 것이다.

40여년 전 지역 섬유공장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천 등 폐섬유로 재생섬유를 만들던 것이 지금은 페트병 등으로 소재가 바뀌었다. 자원 재활용 추세에 따라 국내 페트 리사이클 사업이 확대되면 2030년에는 제면용과 의류용 시장이 각각 5천300억 원과 4천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화이버협회는 페트병재활용협회, 부직포협동조합 등 유관 기관·단체와의 협업과 해외 전시회 참여 등을 통해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재생섬유 시장은 한때 사양산업으로 홀대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그러나 과제도 없지 않다. 협회 관계자들은 “리사이클링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입 규제 등에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들이 있다”며 “재활용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관계 당국은 재생화이버 등 자원 재활용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뒷받침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이번 재생화이버협회 출범을 계기로 재활용산업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고 정책상 미흡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재활용산업은 경제 전반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야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래야 부족한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폐기물 처리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친환경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필수 조건이다. 친환경을 외면하면 기업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다. 재생산업을 미래산업의 한 분야로 연구하고 육성·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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