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작은도서관 전경.
▲ 매화작은도서관 전경.


여유로운 바다와 청정한 환경에서 인구 5만 명이 살아가는 울진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힐링·치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힐링의 도시에 걸맞은 인프라로 울진군 매화면에 자리 잡은 ‘매화작은도서관’이 꼽힌다.

이곳에서는 이현세 벽화를 가까이할 수 있으며 군 단위 지역에서는 드물게 도서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관광과 문화를 홍보해 호응을 얻고 있다.

여유로움과 넉넉한 정서가 있는 곳인 만큼 가치 있는 독서생활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마을이다.





▲ 매화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 매화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10년의 역사에도 관광 명소로 거듭



매화작은도서관은 2012년 5월 매화면 매화복지회관 1층(33㎡)에 개관했다.

10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울진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는 울진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군민들에게는 책과 문화 전달자이자 동네 사랑방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의 규모는 아담한 편이지만 질적 측면에서 결코 허술한 곳이 아니다.

1천여 권의 소장도서와 만화책을 보유하고 있다.

연중 무휴인 도서관의 자료실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대출은 1회 5권까지 가능하고, 15일 이내 반납해야 한다.













▲ 울진지역 학생들이 매화작은도서관의 방과 후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울진지역 학생들이 매화작은도서관의 방과 후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도서 프로그램 진행

울진의 지역 특성 상 학원이 한 곳도 없는 작은 면 단위에서는 학생들이 방과 후에 추가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화작은도서관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독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참여하고 있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참여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아 도서관은 늘 북적이고 있다.

이와 함께 도서관은 상대적으로 독서문화 소외 계층으로 꼽히는 40대 이상의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업은 청춘에 관한 북 큐레이션과 어르신 그림책 및 손놀이 프로그램이다.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배영희씨는 “작은도서관이 단순한 프로그램 형식의 수업으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교육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도서관은 지역민과 함께 교감하고 의견을 나누며 화합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앞으로 도서관 방문이 여의치 않은 가정에게 책을 배달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매화작은도서관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그림책 및 손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매화작은도서관이 어르신을 대상으로 그림책 및 손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 초청으로 독서 문화 확산

통상 도심의 대형 도서관에서는 작가를 초청한 강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책을 발간한 작가와 만나는 기회를 경험한 이들은 쉽게 독서를 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울진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더욱이 작은매화도서관의 상황은 더욱 그렇다.

도서관이 1인 운영자 시스템으로 가동되다 보니 도서 및 작가 선정, 내용 파악, 홍보 등에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다행히도 매화작은도서관은 운영위원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주민의 참여로 작가와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실제 작가를 만나 질문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매화작은도서관 인근에 조성된 이현세 만화거리.
▲ 매화작은도서관 인근에 조성된 이현세 만화거리.


◆이현세 만화거리

매화작은도서관에서는 만화를 통해 다양한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 만화계의 거장인 이현세 작가의 대표적인 주인공인 까치, 엄지, 마동탁 등이 나오는 공포의 외인구단과 국내외의 다양한 만화 단행본, 또 최근 웹툰에 이르기까지의 자료들이 소장돼 있다.

도서관을 찾으면 편하게 만화를 즐기며 도움이 되는 문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주민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또 타지역 방문객도 늘어나면서 매화작은도서관이 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매화작은도서관은 노후화된 마을 담장에 이현세 작품을 입힌 이현세 만화거리를 조성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면 만화의 추억과 더불어 옛 추억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 매화작은도서관 인근에 조성된 이현세 만화거리.
▲ 매화작은도서관 인근에 조성된 이현세 만화거리.








▲ 이현세 작가가 매화작은도서관에서 사인을 하고 있다.
▲ 이현세 작가가 매화작은도서관에서 사인을 하고 있다.












▲ 황춘섭 매화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
▲ 황춘섭 매화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




◆올바른 독서문화 정착에 앞장…황춘섭 운영위원장



황춘섭 매화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은 마을 이장이기도 하다.

또 마을에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는 황반장으로 통한다.

그는 도서관이 언제나 찾아 책을 읽을 수 있는 마을의 작은 쉼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황 위원장은 “도서관을 경험하며 자란 세대들이 어른으로 성장해 자녀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또 이들이 은퇴한 후 도선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광경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덧 도서관이 개관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렸다. 처음에는 도서관이 아닌 군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며 충전할 수 있는 힐링 장소로 만들고 싶었지만 이제는 울진을 대표하는 문화창고로 당당히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도서관은 어느새 주민에게 지식을 선물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이 됐다. 앞으로도 계층별 독서회를 활성화하는 등 올바른 독서문화를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춘섭 매화작은도서관 운영위원장은 “도서관의 명칭이 작은도서관이지만 대형 도서관보다 더 나은 도서관이 되고자 늘 노력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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