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준씨, 목사 은퇴 후 마술사 변신해 제2의 인생 펼쳐||최근 유튜브 개설해 마술은 물론



▲ 목사에서 마술사로 변신한 조석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술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 목사에서 마술사로 변신한 조석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술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팔순을 앞둔 한 은퇴 목사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마술을 통한 재능기부로 제2의 인생을 펼쳐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화려한 무대복과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걸친 마술사로 거듭난 칠곡군 재능기부단체 ‘어름사니’ 소속 조석준(77)씨.

조씨는 50여 년 동안 목회자의 길을 걷다 2015년 은퇴했다.

그는 더 이상 목회자로서 복음을 전달할 수 없게 되자 어릴 적부터 동경해온 마술 공연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위해 자신의 토지 일부를 처분해 마술 도구를 구입했으며, 마술을 배우기 위해 주말이면 서울로 상경해 전문가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특히 부족한 마술 장비 구입을 위해 며느리와 사위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정도로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자 마술사 데뷔를 반대했던 그의 부인 이숙이(70)씨조차도 이제는 든든한 지원군이 돼 응원하고 나섰다.

조씨는 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자 이들이 즐겨 찾는 콜라텍과 공원 앞에서 마술 공연을 펼치며 희망과 기쁨을 전파했다.

또 ‘칠곡군 어름사니’와 ‘칠곡군 할매할배인형극단’ 등의 사회복지단체에 가입하며 그의 재능과 끼를 지역민에게 뽐냈다.

▲ 조석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덕산’을 통해 색소폰을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 조석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덕산’을 통해 색소폰을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여파로 거리 공연이 힘들어졌지만 괴짜 할아버지의 고집과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조씨는 지난 8월 유튜브 채널 ‘덕산’을 개설하고 마술뿐 아니라 2년 전부터 배우기 시작한 색소폰 연주까지 가미해 더욱 다채로운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

젊은 청년을 능가하는 우렁찬 목소리로 기합을 넣고 호각, 마술, 색소폰 등을 활용해 40여 편의 다양한 공연 영상을 올려 화제를 낳고 있다.

조석준씨는 “비록 세상이 정한 이치와 순리에 따라 은퇴했지만 목사는 목사”라며 “노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 위해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마술과 색소폰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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