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자영업자 살 길은?

발행일 2021-10-19 09:50:5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코로나19와의 사실상 공존에 들어섰다. 한국형 ‘위드(with) 코로나’가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년 9개월 여 만이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 방역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확진자 발생 억제를 위해 경제적, 사회적 자원을 쏟아 붓기보다는 사망 및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온 국민이 정부의 방역정책에 따라 큰 불편을 감수해왔던 걸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정책이 전환되면 모임 등의 제한이 완화되면서 단계적으로 일상 회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당장 지난 월요일부터 이달 말까지 사실상의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된다. 이에 따라 3단계인 대구와 경북지역은 미접종자는 4명까지, 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면 10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됐다. 식당·카페 영업시간도 밤 12시까지로 연장됐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의 희생이 컸다. 이제는 자영업자들도 어느 정도는 숨을 쉴 수 있겠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제자리를 잡더라도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귀는 힘들 것이다. 이미 소비패턴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기업의 변화속도보다 더 빠르다고 할 정도 아닌가.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힘든 2년을 보냈던 터라 이젠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할 시기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인 ‘트렌드 코리아 2022’를 통해 살 길을 찾아보자. 2022년 10개의 트렌드 키워드 중에서 자영업자들이 특히 참고할 만한 키워드 세 개를 뽑았다.

눈여겨 볼만한 키워드는 ‘라이크 커머스(Like Commerce)’이다. 좋아하면 따지지 않고 구매하는 시대다. 쇼핑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가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다가 태그를 타고 들어가서는 마음에 들면 구매버튼을 누른다. 출발은 평소 ‘좋아요’를 누르는 동료 소비자의 SNS이다. 유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키워드이다.

두 번째 고민해봐야 할 키워드는 ‘득템력(Gotcha Power)’이다. 지난달 말 스타벅스가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새겨진 다회용컵(리유저블컵) 무료 제공 이벤트를 벌이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커피 한 잔을 받는 데 몇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처럼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득템력’이 능력이다. 경제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기에 밤샘 줄서기를 하고 때로는 텐트까지 동원되는 것이다.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획득’하는 것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 번째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다. 이제 건강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의 화두다. 특히 젊은 층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을 두면서 건강관리 방식도 변했다. 힘들고 어렵고 고통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이왕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게 해보자는 헬시 플레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치료에서 예방으로 건강관리의 축이 이동해가고 있다. 성인병 예방을 위해 병원을 찾는 20대가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트렌드 코리아 2022’ 책에서는 ‘삶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낸다’고 설명을 하고 있지만 노력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 낼 수는 없다. 지난 1년 동안 자영업자에서 실직자가 된 사람이 25만 명에 달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조금이라도 빨리 변화의 키워드를 찾아내고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자영업자들이 사는 길은 변화의 징후를 조금이라도 빨리 포착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말을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는 내년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첫 번째 해”라며 “흑사병 이후 르네상스가 확 피어났듯 변화하는 트렌드에 빨리 적응해 나가면 흐름을 바꾸고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년간 큰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이 명심해야 할 말이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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