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19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모던 라이프(Modern Life)’ 전 개최

▲ 프랑스 국보, 마르크 샤갈, ‘La Vie’.
▲ 프랑스 국보, 마르크 샤갈, ‘La Vie’.
아시아에서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던 프랑스 국보 마르크 샤갈의 대표작 ‘La Vie(삶)’를 대구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대구미술관은 19일부터 내년 3월27일까지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대구미술관 10주년 기념 해외교류전 ‘모던 라이프(Modern Life)’를 개최한다. 프랑스 국보가 소개되는 자리이다.

국내 최초로 열린 이번 전시는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인 매그 재단과 대구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전시로, 양 기관의 소장품을 2년 동안 공동 연구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모던 라이프라는 전시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대부분의 출품작에서 ‘모더니티(Modernity)’의 전이와 변용적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티의 범주에 속해 있는 모더니즘(Modernism) 미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치열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미술의 전개를 필연적인 진보의 역사로 정립할 수 있도록 기능했다.

동시에 당대의 현상적 역사를 미술의 발전 논리까지 확장시켰고, 1960년대 후반 ‘현실’을 반영하는 변화들이 예술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현실성’에 주목한 것이다.

국내외 작가 78명(대구미술관 38명·매그 재단 40명)의 144점(대구미술관 69점, 매그 재단 75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마동은 전시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 시대사적인 요소를 갖고온 것이 아닌 모더니즘 그 시대의 예술이 꽃폈던 혼, 아우라를 차용한 것”이라며 “현재 세계 곳곳에 닥친 코로나라는 해결할 수 없는 요소와 예술적 맥락을 같이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 대구미술관 모던라이프 전시 전경.
▲ 대구미술관 모던라이프 전시 전경.
전시는 8가지 섹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섹션은 ‘탈-형상화’로 인간에 대한 탐구를 기반으로 변형된 구조와 면 분할을 통해 형상적인 양식에서 벗어나려는 예술의 자율성을 보여준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뒤뷔페, 훌리오 곤잘레스, 최영림 등 15점을 전시한다.

두 번째는 ‘풍경-기억’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주변의 풍경과 기억을 소환한 유영국, 김창열, 안나 에바 베르그만 등 16점을 소개한다.

‘추상’이라는 세 번째 섹션은 고차원의 사유를 끌어내는 이우환, 정점식, 한묵, 이강소 등의 작품과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브람 반 벨데, 파블로 팔라주엘로,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작품을 보여준다.

네 번째 ‘글’에서는 작품 속에 존재하지만 알아차리기 어려운 문자들을 품은 작품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초현대적 고독’은 전후 모더니즘 미술이 쏟아낸 형식적인 변화를 현대적인 개념으로 계승한 작품들 속에 잠시 휴식을 선사한다. 정병국, 최민화, 한운성, 자크 모노리, 발레리오 아다미 등 작품을 공개한다.

‘평면으로의 귀환’이라는 여섯 번째 섹션에서는 평면성과 색채의 율동감을 보여주는 시몬 한타이, 클로드 비알라, 프랑수와 루앙, 이우환 등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일곱 번째 섹션은 ‘재신비화된 세상’이다. 인간에 대한 성찰이 담은 이응노, 인간의 존재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서세옥의 작품이 소개된다. 특히 프랑스 국보로, 프랑스 문화부 허가를 받고 한국에 반입한 마르크 샤갈의 ‘La Vie’가 있다.

끝으로 여덟 번째 섹션은 ‘기원’이다. 알렉산더 칼더, 이우환, 리차드 롱 등의 작품이 설치된 이번 섹션은 인간과 자연, 세계와 우주의 지속적이며 순환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전시를 공동 기획한 올리비에 들라발라드 객원 큐레이터는 “대구는 1970년대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아방가르드 미술이 탄생한 곳”이라며 “두 미술관의 소장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면서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은 산책을 제안하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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