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턱걸이 과반 앞세워 특검 압박…이낙연에 옆구리도 찔러보는 중

발행일 2021-10-12 17:20:4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낙연 캠프 측 “물밑접촉한 적 없어…악의적 모함

국민의힘은 12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장동 의혹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주재로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 투쟁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 경기지사가 최종투표율에서 ‘턱걸이 과반’을 기록한 점을 부각했다. ‘대장동 의혹은 이재명 게이트’라는 국민여론이 선거인단 투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앞세웠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주재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민의힘 대장동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 투쟁본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또 ‘대장동 의혹 특검’ 관철을 위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낙연 전 대표 측과도 교감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장동 게이트 특검 추진 천막투쟁본부’ 회의에 참석해 “민심은 이낙연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은 대장동 게이트의 설계자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부동산 부패의 몸통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절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특검 요구를 여당 지도부가 묵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62.37%)가 이재명 후보(28.3%)에 크게 앞섰다.

김 원내대표는 “검경의 꼬리 자르기, 몸통 숨기기 수사로 대선 전까지는 구속을 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진실을 은폐하면 대선에서 (이 후보가) 28%의 벽을 넘지 못할 것”이라며 “숨기는 자가 곧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가 경기지사직에서 사퇴해도 국감에서 일반 증인으로 신청할 것”이라며 “비겁하게 도망가지 말라”고 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검찰과 경찰이 대장동 의혹의 본거지인 성남시청과 경기도청을 압수 수색하지 않는다”면서 “특검만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당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인 박수영 의원은 “모든 사악한 일들이 일어난 시기는 이재명의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4년을 관통한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에 나와 “그토록 검수완박을 외치던 민주당이 갑자기 검찰 수사를 믿고 기다리자는 태도를 보이는 게 참 신기할 노릇”이라며 “검찰 수사가 어둠의 핵심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특검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 측과 교감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출로 인한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고, 여권 내 분란을 지렛대로 삼아 원내 의석수 열세의 한계를 극복해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원내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 핵심 인사들과 민주당 내부 기류에 대한 의견부터 특검법안 처리까지 여러 얘기를 비공식으로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이 일찌감치 특검과 국정조사에 선을 그었지만 경선 이후 상황에 따른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7일 라디오에서 민주당을 향해 “양심적 움직임을 기대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이런 접근법은 민주당에서 적어도 20∼30표는 이탈해야 특검 현실화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낙연 캠프는 “캠프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고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캠프의 김효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전 대표는 정치공세용 특검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이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물밑에서 뭔가 있는 것처럼 연기를 피우는 것은 이 전 대표에 대한 악의적 모함”이라고 비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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