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모르게 다리 떠는 하지불안증후군

발행일 2021-10-12 10:09:0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세진


폭염과 열대야로 부족했던 잠을 보충하고 건강을 되찾는 가을이 찾아왔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을 이룰 수 없는 불면증의 원인 중 하나가 ‘하지불안증후군’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야간에 다리가 저리거나 떨려서 잠들기 힘든 질환이다.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다리가 저리고 지글지글한 느낌이 들면 잠들기 쉽지 않다. 다행히 잠이 들었는데 다리가 저려서 깨면 다시 불면의 밤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수면 중에 다리가 떨려서 잠에서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해서 아침이 개운하지 않거나 오후에 많이 피곤해지기도 한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성인의 약 5%에서 발생하고 나이가 들수록 증가해 60세 이상에서는 10%에 이른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흔한 질환이지만 이 질환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도파민이 만들어질 때 철분이 필요한데 철분 부족도 원인이 된다. 젊은 나이(30세 이하)에 발생하는 경우에는 유전적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가족 중에도 발병할 수 있다.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 당뇨병, 알코올중독, 비타민결핍 등이 원인이고 낮에도 저림 발생.

-요독증: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독성물질에 의해 말초신경이 손상돼 증상 발생.

-빈혈, 임신 후반기, 갑상선기능저하증, 전립선염 혹은 방광염 등도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

◆증상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크게 4가지가 있다.

1. 잠자려고 누워 있으면 다리와 발에 저림, 찌릿찌릿, 지글지글, 근질근질, 화끈화끈, 쥐어짜는 통증,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혹은 불쾌감으로 잠들기 어렵다.

2. 손, 어깨, 몸통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낮에는 증상이 경미하거나 전혀 없다.

3. 다리(몸)를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거나 감소한다.

4. 수면 중에 발목이 5회가량 저절로 떨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

◆진단

5가지 진단 기준에 일치해야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는데 수면 중에 다리가 많이 움직이거나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수면 중 다리 떨림이 확인되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판단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 기준

1.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

다리(팔)에 저림, 불쾌감 혹은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발생한다. 때로는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2. 움직이지 않거나 움직일 수 없을 때 증상 악화

(자동차 뒷좌석 혹은 좁은 장소에 꼭 끼어)앉아서 다리(몸)를 움직일 수 없을 때 혹은 누운 자세에서 증상이 심해진다.

3. 움직이면 증상이 사라짐

일어나 걷거나 발을 주무르면 일시적이지만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감소한다.

4. 저녁이나 밤에 발생

낮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증상이 발생한다.

5. 뚜렷한 원인이 없이 발생

◆치료

식생활을 개선하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만약 효과가 부족할 경우 전문가의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1. 식생활 개선

-족욕, 목욕, 마사지,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수면

-잠자리에서 다리를 시원하게

-스트레스 해소(요가, 명상 등)

-카페인 음료 삼가

-담배와 술 중단

2. 약물치료

-빈혈약: 철분 결핍 빈혈이 있는 경우

-도파민 작용제(파킨슨병 치료에 이용되는 약물): 일차적인 치료약물

-항경련제(프레가발린)

-수면제: 수면장애가 심하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사용

-진통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많아서 약간 불편한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심해서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이들도 있다.

일정기간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거나 증상이 심해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숙면을 방해하고 잠들기 어렵기 때문에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움말=영남대병원 신경과 이세진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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