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인신공희 사례…신라 왕성인 월성에서만 발견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제사 제물로 보이는 여성 인골이 발견된 월성 서쪽 성벽.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제사 제물로 보이는 여성 인골이 발견된 월성 서쪽 성벽.


사람을 제사 제물로 바친 흔적이 또다시 경주 월성에서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이하 경주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경주 월성 발굴 과정에서 성을 쌓을 때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찾아 낸 것이다.

경주연구소는 또 신라 왕성인 월성의 축조 연대 및 축성 방식도 최초로 밝혀냈다.



월성 서쪽 성벽의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쳐 제사를 지내는 의식)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밝혀진 성벽 의례로 현재까지 신라가 최초로 축조한 왕성 월성에서만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연구소는 2017년 인신공희 사례 발굴 이후 월성 서성벽 구간을 정밀 조사해 국내에서 최초로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사람과 동물 등을 제물로 바친 정황을 확인했다.

월성 기초부 공사를 끝내고 성벽을 거대하게 쌓아 올리기 전 성벽과 문지가 견고하게 축조되길 기원하며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2017년 발굴 과정에서 확인된 남녀의 인골.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2017년 발굴 과정에서 확인된 남녀의 인골.


이번 조사에서 2017년에 드러난 50대 남녀 인골과 함께 성인 여성의 인골 및 동물 뼈 등이 추가로 확인됐다.

발견된 여성 인골은 이전과 달리 곡옥 모양의 유리구슬을 엮은 목걸이, 팔찌를 착용했다.

또 키는 135㎝ 전후로 체격이 왜소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 뼈는 말, 소 등 대형 포유류의 것으로 보인다.





인신공희 지점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약 10m 떨어진 곳에서 1985년과 1990년 진행한 시발굴 조사를 통해 인골 20구 이상이 일괄적으로 확인됐는데, 이 인골 또한 성벽 축조 과정과 관련해 묻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월성 서성벽 조사는 축성 시기, 토목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 중요성이 크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의 기록에는 월성이 파사왕 22년(101년)에 축조된 것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축성 기록은 실제 축조 연대보다 많이 앞당겨진 시기로 판단되기도 해 학계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2017년 발굴된 50대 남녀 인골과 이번에 발견한 여성 인골과 동물 뼈가 나온 위치.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성 서성벽 발굴 과정에 사람을 제물로 제사를 지낸 흔적을 확인했다. 2017년 발굴된 50대 남녀 인골과 이번에 발견한 여성 인골과 동물 뼈가 나온 위치.


이번 서성벽 발굴을 통해 월성은 문헌 기록과 약 250년의 차이가 나는 4세기 중엽부터 쌓기 시작해 5세기 초에 이르러 완공된 것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월성은 신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토성으로 알려졌지만 축조 수준은 토목공학적으로 다양한 축성 기술이 집약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성 서성벽 조사 성과는 7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튜브 현장 설명회를 통해 공개됐다.

8일에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번 발굴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토론한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월성의 궁궐 배치와 성벽 축조 재료의 자연과학적 분석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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