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예술가들 발굴해 매년 뮤지컬 개최

▲ 구미문화예술회관 장채영 주무관
▲ 구미문화예술회관 장채영 주무관




대한민국 최정상급 뮤지컬인 ‘시카고’가 오는 10~12일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이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에 이어 야심차게 준비한 기획공연이다.

대중적인 인기가 높고 작품성까지 갖춘 대작인 만큼 이 공연에 대한 타 지자체와의 유치 경쟁이 치열했었다.

구미문화예술회관 장채영(39) 주무관은 이번 공연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과 공연예술을 전공한 장 주무관은 2017년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구미문화예술회관과 인연을 맺었다.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나서 다양한 문화적 욕구와 취향을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브로드웨이 42번가, 2020년 맘마미아 등의 기획공연과 공단 50주년 기념공연 등 굵직굵직한 공연을 각각 기획했다.

공연을 기획하고 지역문화예술을 진흥시키고자 맞춤형 콘텐츠를 발굴하고 유치하는 것이 그의 주요 업무이다.

예술문화행정과 예술문화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공연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예술가를 만나는 게 마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처럼 늘 설렌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예술가를 만나다 보면 그들의 습관이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기자가 특종을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흥미로운 경험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 주무관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겠다는 욕심에 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내기 시절에 실무 계장과 날마다 지역 곳곳을 돌며 홍보물을 붙이고 늦은 시간까지 토론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린 겨울에 이 같은 일을 하다 보니 계장님과 제가 모두 동상에 걸려 한 동안 고생했다”며 웃음 지었다.

또 “코로나 극복을 위한 음악회를 기획했는데 유료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그런데도 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며 “관객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었지만 공연 중 환호와 기립박수가 이어졌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공연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기다려주는 관람객의 질서와 배려에 가슴이 뭉클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공연 기획과의 인연은 익숙함에서 시작됐단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예술과 접한 경험이 공연 기획이라는 분야를 선택한 이유라는 것.

장 주무관은 “할머니 손에 이끌려 우리나라 1세대 교육을 받았던 서양화가 하인두 선생(할머니의 남동생)의 전람회를 다니고 악기를 배웠다”며 “이런 환경에서 글쓰기를 좋아했고, 이런 성장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공연 기획에 몸담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을 기획하는 과정까지는 자신이 한 노력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유명 공연을 유치하는 과정은 상당히 치열하다며 어려움을 털어 놨다.

인기가 있는 공연의 경우 전국 많은 지자체와 숨 막힐 정도의 경쟁을 벌인다고 한다.

장채영 주무관은 “아직 문화예술과 관련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주어진 업무보다는 해야 할 공부가 더 많다”며 “늦더라도 문화예술 분야에서 제대로 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형편이 되지 않아, 또는 기회가 없어 예술 분야 꿈을 접어야 하는 인재가 많다”며 “소외된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무대에 세우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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