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경선 기획 나서지 말라”…이준석은 ‘발끈’

국민의힘 내 경선준비위원회 권한과 이준석 대표의 경선 개입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9일 상주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상주·문경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9일 상주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열린 상주·문경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KBS 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를 향해 “경선 프로그램에 대해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식의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원 전 지사는 “(경선관리위원회 구성 전으로) 아직 후보 등록도 안 된 상태고,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며 “경준위에서 컷오프, 뮤직비디오,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말하는데 이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디어 상당 부분이 이 대표에게서 나오는 데 대해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정권에 맞서 전체적인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지 경선을 시작하는 곳이 아니다”며 “경선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를 시켜서 이미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맡는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 합동연설회, TV토론 등은 열 번, 스무 번도 계속해야 될 사안이고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후보자 등록을 해서 후보자들이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준위의 토론회 개최 여부에 대해) 최고위에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당 지도부도 후보를 도와줘야 한다는 기본적 전제가 있으면 좋겠다”며 “지금 대선 국면에서 주인공은 후보들이 돼야 하는데 자꾸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개인택시 양수 교육을 위해 휴가를 내고 상주에 머물고 있는 이 대표는 즉각 반박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지도부와 경선룰을 제외한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준위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 고민을 하는 것에 대해서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어 “지도부도, 경준위도 경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누가 하라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며 “원 후보께서 후보 겸 심판 하시겠냐, 언급한 선관위는 말 그대로 관리하는 조직이지 기획하는 조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서도 “경준위 역할에 대해서는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논의하고 의결해 발표했다”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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