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백신 수급차질로 2차 접종 미뤄져…전문가 “접종간격 늘려서 좋을 것 없다”

발행일 2021-08-09 18:28:3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역아동센터, 50대 4주에서 6주로 변경

시민 “백신 물량 도입 협상 어떻게 했길래” 분통

전문가 “1·2차 접종 간격 길어져서 좋을 것 없다”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수급 차질로 1·2차 접종간격이 늘어났다. 사진은 한 보훈대상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또다시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접종 대상자의 1·2차 접종 간격이 당초 4주에서 6주까지 벌어지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1차 접종한 대상자들의 예약시간이 갑자기 변경되면서 정부의 오락가락 백신 수급 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9일 코로나19 백신 물량 감소로 접종 계획을 변경하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최근 모더나 측에서 백신 생산 관련 실험실 문제로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인 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시·도 방역당국은 교육 및 보육대상자의 2차 접종을 당초 다음 주부터 진행하기로 했으나 29일 이후로 미뤘다.

22일부터 2차 접종 예정이었던 △지역아동센터, 돌봄센터 직원 △50대 연령층 △사업장 자체접종 △지자체 자율접종 2회차는 내달 5일 이후로 연기했다.

18~49세 접종 또한 2차 접종을 내달 19일에서 10월3일 이후로 변경했다.

반면 고3, 고교 교직원, 대입수험생 등은 예정대로 2차 접종을 예정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1·2차 백신 접종 간격을 두고 정부가 기준을 오락가락 변경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도대체 물량 도입 협상을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느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 회사원은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어 2차 접종에 대비해 연차까지 예정해 두었는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불평했다.

전문가들은 1·2차 접종의 기간이 길어질 경우 방역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길어진 간격사이에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에 감염되거나 돌파감염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영국과 캐나다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 시 델타 변이 예방률이 30%대에 그친다. 2차까지 맞아야 예방률이 90%대로 올라간다. 모더나는 1차 접종 시 예방률이 70%대로 화이자보다는 높지만, 역시 2차까지 맞아야 90%대가 된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백신 접종 간격을 늘려서 좋을 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가 9일 갑자기 백신 접종 간격을 변경하면서 일선 지자체의 방역 상황도 상당부분 차질이 예상된다”며 “2차 접종 대상자의 개별 일정 조정은 정부가 시스템에 따라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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