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글로벌 시장이다”…전기 오토바이 명가, 그린모빌리티의 출사표

발행일 2021-08-03 17:49:3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창경센터 PICK<1>그린모빌리티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 오토바이 생산

동남아 시장 진출, 국산 기술력 뽐낼 것



대구는 이젠 초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그룹의 모태이다. 지금도 중구와 북구에는 호암 이병철 선생의 생가와 옛 삼성상회를 복원해 놓은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등 삼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삼성의 모태 대구에서 제2의 삼성 신화를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기업인들이 있다. 대구의 자랑 삼성의 지원 아래 말이다.

미래 먹거리 부족과 청년 유출, 그리고 코로나19 등으로 지역경제는 끝을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대구에는 삼성을 이을 새로운 영웅이 필요하다. 미래 대구 지역경제를 책임질 ‘뉴 히어로’들을 미리 만나보자.

그린모빌리티 오승호(60) 대표가 출시를 앞둔 자사 오토바이를 타고 환하게 웃고 있다.
친환경은 어느덧 시대적 숙명이 됐다. 내연기관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 차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일본업체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던 국내 오토바이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국내 전기 오토바이의 명가 ‘그린모빌리티’가 있다.

국내 전기 오토바이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그린모빌리티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린모빌리티는 국내 최초 오토바이 핵심기술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일본의 하청업체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2017년에는 국내 최초 양산형 전기 오토바이 ‘발렌시아’를 출시하며 국내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사실상 창조했다.

그린모빌리티가 개발한 전기 오토바이는 정부지원금 대상으로 선정된 기종만 16종으로, 1~2종 수준인 타 업체와는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핵심기술 개발에서부터 디자인, 유통이 모두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이기도 하다.

그린모빌리티 오승호(60) 대표는 혈혈단신으로 국내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경북대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자동차 기업에 입사, 자동차 전장품 개발에 23년의 세월을 쏟았다. 이후 오토바이 업계에서 첫손으로 꼽히던 A사에 스카우트돼 당시 일본에서 전량 수입되던 엔진 핵심기술의 국산화에 매달렸다.

당시 글로벌 오토바이 시장은 일본, 미국, 이탈리아, 독일 등 기존 강국에 중국 업체들까지 진출하며 포화상태였다.

그는 이대로라면 국산 오토바이 시장의 미래는 없다고 진단했고, 전기 오토바이 기술 개발에 몰두했다. 그의 노력은 2011년 우리나라 최초 전기 오토바이 ‘로미오’ 개발로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국내 전기 오토바이 시장은 조악한 수준을 넘어 없다시피 했다. 전기 오토바이의 정부지원금은 연간 100대 수준이었고, 회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기 오토바이에 대한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그는 오직 자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소위 잘나가던 회사를 나와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한다. 그의 나이 50줄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오 대표는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결정은 도전의식을 넘어 무모함 그 자체였다. 제조업을 맨손으로 뛰어든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랬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바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구창경센터)다. 설립 초기 적자에 허덕이고 있던 회사를 오직 기술적 역량과 가능성만 보고 ‘C-Lab’ 2기로 선정했다.

현장의 무한 경쟁에 지쳐있던 그는 창경센터에서 받은 1년의 교육 기간을 잊지 못한다.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회복했으며, 아들뻘이던 동기들과도 많은 교감을 나눴다.

대구창경센터는 기술력 외엔 아무것도 없던 그에게 2억 원에 달하는 초기 연구비용 투자를 이끌어냈다. 부족했던 재무 감각과 투자유치도 전수했다. 기술자에서 기업인으로 재탄생시켰다.

대구창경센터에서 전수받은 리더십은 2017~2018년 자본금이 막히며 힘들었던 상황을 헤쳐나오는 원동력이 됐다.

국내 시장에선 적수가 없는 그린모빌리티는 올해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글로벌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오토바이 천국인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동남아 오토바이 시장(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은 국내 오토바이 시장(연간 50만 대)의 최소 200배에 달한다.

오 대표는 “중국업체들이 저가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그린모빌리티만의 디자인과 기술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노하우나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강한 의지”면서 “의지만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한 번은 반드시 온다. 그걸 견디려면 정신력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체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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