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 낙운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교정이 내려다보이는 도서관 서가에서 독서활동을 하고 있다.
▲ 상주 낙운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교정이 내려다보이는 도서관 서가에서 독서활동을 하고 있다.
‘변해야 산다’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학교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교실의 풍경은 교사의 일방적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미래교육이 ‘학력’이 아닌 ‘역량’을 키우는 교육인만큼 민주적 학교 문화 속에서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고 학생의 미래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추세로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사 티칭(Teaching) 중심은 학생 러닝(Learning) 중심 △교사 개별 전문성 신장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교과지식·텍스트 중심은 삶과 연결된 핵심역량 중심 △인적자원으로서 교육은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교육 △수직적·경쟁적 교육공간은 수평적·협력적 삶의 공간으로 학교의 모습도 새로운 지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경북도교육청의 경북미래학교로 지정·운영하고 있는 상주 낙운중학교는 ‘스스로 서는 나, 함께 성장하는 우리’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이 주체가 되는 민주적 결정과 나눔의 학생문화와 학생 성장 및 도전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학생의 꿈이 자라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학교 공간 혁신, 경북미래학교로 가다

공간이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공간이 바뀌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교 공간은 더욱이나 학생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요소다.

낙운중은 학생의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공급자 중심의 기존 학교시설을 재구조화했다.

이 때문에 성냥갑처럼 획일화된 학교 공간이 ‘집중력을 높이는 공간 분리, 휴식이 가능한 창의적·감성적 공간’으로 변모됐다.

낙운중은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과 학생 생활공간을 분리했다.

학문을 처음 접하는 중학교 시기에는 수업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교실은 줄여 복도를 넓혀 복도 휴게공간으로 꾸몄다.

이 때문에 교실은 오롯이 수업의 집중력을 높이는 공간으로 변했다.

복도 공간은 유리 칠판을 넓게 설치하고, 책상을 배치해 노트북이나 태블릿PC 활용 수업 등 모듬 활동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가능하게 했다.

낙운중의 지혜의 창고인 도서관은 도서관인데 도서관 같지 않다. 밝고 화사하다.

카페와 같은 분위기도 살짝 묻어난다. 학교 중앙에 도서관을 배치, 계단식으로 꾸며진 도서관 열람실에는 벽면에 붙박이 수납장이 생겼다.

계단 곳곳에는 쿠션을 깔아 편히 앉아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학교 바깥 풍경이 보이는 서가에는 통유리창을 설치, 창문 너머로 자신들의 삶의 공간인 교정이 보이도록 했다.

독서를 통한 생각과 정서가 도서관 안으로 모이도록 한 시도다.

도서관은 책을 보는 것 외에도 다양한 학생자치 활동 등을 가능하게 했다.

다목적 교실은 메이커교육, 예술·체육, 컴퓨터 활용, 모듬 활동 등 특정 교과의 교실이 아닌 다양한 수업 방법에 따른 교과수업이 가능한 미래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창의적·감성적 공간으로 조성했다.

자연 친화적 재료를 활용해 학생들의 신체적, 시각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 상주 낙운중학교 학생들이 지혜의 창고인 도서관에서 독서활동을 하고 있다.
▲ 상주 낙운중학교 학생들이 지혜의 창고인 도서관에서 독서활동을 하고 있다.
◆민주시민 자질 함양, 학생자치

학생자치 활동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함양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2019년부터 학생자치를 시작한 낙운중은 입학식부터 졸업식 등 모든 학교 행사는 학생자치회가 주관한다.

물론 학교 규칙 역시 학생자치회의 결정을 토대로 교사들이 함께 모여서 회의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학생은 학교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학생들은 학교 주체로서 책임감도 생길 뿐만 아니라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진다.

학생자치회는 부서별 6개 동아리 모임에서 주제별 실천 방안들에 관해 토론, 발표, 경청하면서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자율적인 학생 생활 문화 조성의 기준을 마련한다.

그런만큼 낙운중 학생자치 활동은 학생회장 선거에서부터 아주 특별하다.

후보자 1·2차 토론, 벽보와 현수막, 선거운동 시간 등 일반선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민주시민이 익혀야 할 각종 선거와 회의를 통한 의사결정 등을 학생자치 활동을 통해 모두 익힌다.

학교 안 운영과 학교 밖 소통이 모두 중요하다.

학생은 김치담그기, 연탄봉사 등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자치 활동을 통해 미래 공동체 자치의 주인공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두환 낙운중학교장은 “학교의 변신은 교육 주체가 수요자인 학생의 행복을 선사해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고민한 결과물”이라며 “행복한 학교에서 미래 꿈을 키워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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