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8천 세대 쏟아진다”…‘천지개벽’ 대구 남구, 전통부촌 명성 되찾을까

발행일 2021-08-02 18:52:5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내년 8천여 세대 분양 예정, 과거 20년치 물량보다 많아

저평가 우량주로 재평가, 뛰어난 정주여건에 호재 이어져

대구 남구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도.
부동산 시장 훈풍 속에 대구 남구가 ‘천지개벽’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붐으로 남구 전체 지도가 새로 그려지는 가운데 그동안 수성구의 명성에 가려 침체됐던 ‘전통부촌 남구’의 명성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에서 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는 곳은 모두 35개소다. 민영개발과 소규모 주택정비사업까지 합치면 70개소가 넘는다.

올해 착공 및 분양에 들어갔거나 예정된 곳은 7개소 5천385세대에 달한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급된 아파트가 6천700여 세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만 지난 20년간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셈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다.

관리처분(4천767세대)과 민영개발(3천85세대), 소규모 정비구역 물량을 합치면 내년에만 8천여 세대의 분양이 몰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조합설립 단계인 3곳(봉덕대덕지구, 앞산점보아파트, 대명6동 44구역)과 구역지정 2곳, 추진위 승인 13곳, 공공주택 복합사업(봉덕동 일원 2천600여 세대) 등 향후 5년 이내 최대 1만5천 세대에 가까운 신규 물량이 예정돼 있다.

남구에 재개발·재건축이 활기를 띠는 것은 뛰어난 생활 인프라를 바탕으로 최근 남구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남구는 대명시장 일대 대학가와 문화 환경을 보유한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였다.

하지만 대학들이 경산 등으로 이전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외곽지역의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장기간 경기침체가 지속되며 부촌의 명성은 수성구로 넘겨준 채 낙후된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른 지방 부동산 훈풍과 더불어 저평가된 시장 상황,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제 등의 호재가 맞물리면서 집값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남구는 올해 11.05%의 공시지가 상승률을 기록, 전국 평균(5.95%)의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재건축이 활발한 이천동(14.86%)과 대명동(11.04%)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교대역 하늘채 뉴센트원의 분양권이 7억 원대에 실거래되며 수성구, 중구, 달서구에 이어 ‘국민평수(84㎡)’ 7억 원의 시대도 활짝 열었다.

남구청의 개발 의지도 돋보인다.

구청은 정비사업 활성화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재건축·재개발 관련 행정절차를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특히 유명무실하던 미군 부대 인근 고도제한을 과감히 풀어 ‘1군 시공사’들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교통·개발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매년 1천600만 명이 찾는 명소 앞산과 대구의 젖줄 신천을 낀 천혜의 자연입지조건에다 도시철도 1·3호선 통과와 3차 순환도로 개통 등 뛰어난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

캠프워커 활주로 반환 결정으로 대구대표도서관 건립예정 등 대구의 새로운 문화 공간 조성과 기존 뛰어난 의료 인프라가 합쳐지면서 2000년대 초반 유출됐던 젊은 인구의 귀향이 잇따르고 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대구에서 아이 키우기에는 남구가 가장 좋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저평가됐던 부동산 가치도 재평가 받고 있다”면서 “전통부촌의 명성을 수년 안에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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