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 들녘 곳곳에는 일손구하기 어렵다는 애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와 이농현상으로 일손 부족 농가가 대부분이라 적기 영농에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실 영농기에 들녘에 나가 보면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당한 품삯을 준다고 해도 인력 구하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농 작업이 집중되는 농번기를 맞아 일손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면 농가에서는 친인척들에게 주말을 이용해 일손지원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는 동원령을 내리기도 한다.

오죽하면 고사리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할까.

이미 오래전부터 농촌지역은 고령화로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줄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국인 인력수급이 막히는 바람에 적기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당 10만 원 미만이던 인건비마저 12만 원을 상회하는 등 인건비의 가파른 상승세에 농민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농가에서 일손 부족 현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경북도가 농촌 지역의 안정적인 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올 수 없어 농 작업이 집중되는 농번기를 앞두고 농촌이 일손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지난해까지 13개 시·군에서 운영하던 ‘농촌인력지원센터’를 올해 청송·봉화군 등 2개 지역을 추가해 총 15곳을 운영한다.

경북 지역에 있는 구직자 등을 미리 모집해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인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올해부터 경북 각지에 농촌인력중개센터 24곳을 새롭게 만들어 대구 등 도시나 다른 지역 농촌의 구직자를 경북 농가와 이어준다.

지난해 1만9천여 명이 참여하는 등 호응을 얻었던 국민 참여형 일손돕기 운동도 적극 추진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한다.

최근 농번기 일손 확보에 큰 도움을 주는 외국인 인력 수급에도 공을 들이기로 했다.

비교적 임금이 낮고 단기간 투입이 가능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은 ‘가뭄의 단비’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을 한시적인 계절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도록 방문동거(F-1)나 동반등록(F-3) 비자를 받고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농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정작 농촌에는 농가들이 필요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외국인에 목매는 일손현장이 많아진 만큼 농촌에 맞는 계절근로자를 따로 확보한 뒤 관리하는 별도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양군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다낭시 화방군에서 계절근로자를 도입해 운영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계절근로자 도입이 지연됐다.

그러다 고용노동부가 우즈베키스탄 중앙정부와 계절근로 양해각서를 체결, 경북도내에선 영양군이 유일하게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유치하게 됐다.

그러나 외국인의 입국과 함께 14일간의 격리를 위해 필요한 시설이 없는 영양군은 인근지역의 지자체와 강원도에 있는 콘도 등을 이용하려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인천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격리수용시설을 확보한 영양군은 6월10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112명을 이곳에서 격리할 수 있었다.

격리 후 영양군에 도착한 이들은 6월25일부터 10월27일까지 배정된 농가에서 엽채류, 고추 수확 등 영농에 종사하면서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문제를 겪는 군에 기여를 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외국인계절근로자를 확보한다 해도 영양군처럼 격리수용시설이 없는 지자체의 어려움에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고령화와 저 출산, 일손부족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촌을 구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제도적 지원과 함께 지자체간의 협조 등 공론화를 통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돼 농촌들녘에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봉사의 계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황태진 북부본부장



황태진 기자 tjhwa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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