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환경 조성 및 책 소독기 문제로 갈등 빚어

▲ 대구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 출입구. 출입구 옆으로는 지난해 7월부터 조성된 안전통로가 보인다.
▲ 대구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 출입구. 출입구 옆으로는 지난해 7월부터 조성된 안전통로가 보인다.
대구 덕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을 건설 중인 화성산업과 ‘약속이행’을 놓고 1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다.

동구청에 따르면 신암동 일원(5만5천466㎡)에서는 13개 동 1천79세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지역 건설기업인 화성산업으로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다.

동대구역 화성파크드림 현장은 덕성초등학교와 불과 도보 2분 거리(150m)에 있다. 화성은 분양 전 덕성초 일대 주민을 의식해 ‘초품아’ 단지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들의 악연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공사 진행에 있어 덕성초의 협조가 필수적이었던 화성은 통학로 안전 협의를 위해 지난해 5월 덕성초를 방문했다.

당시 덕성초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통학로가 공사현장 출입로와 겹치는 데 주목, 학부모들의 안전도우미 활동을 화성에 건의했다. 학부모들이 일정 시간 안전도우미를 서고, 그 비용을 화성에서 부담하는 방식이었다.

안전도우미 활동은 시작 한 달 만에 폐기됐다. 안전도우미 시간과 수당 등을 놓고 화성과 학부모들의 갈등이 발생해서다.

덕성초 운영위원장 김모씨는 “여러 번 만나 협의했던 내용을 화성 측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서 “한 달가량 일한 부분에 대해서도 운영위 측에서 싸워 힘들게 받아냈다. 화성은 안전한 통학로 조성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반면 화성 측은 약속을 먼저 지키지 않은 쪽은 학부모들이라고 주장했다.

박문규 현장사무소장은 “당초 3시간가량 서기로 했던 것을 학부모 측에서 마음대로 늘리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비용 지급이 늦어진 것도 해당 학부모들이 인적 사항을 늦게 내주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대신 5천만 원을 들여 200m 길이의 안전통학로를 조성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조치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했다”고 반박했다.

100만 원 상당의 책 소독기 기증 문제를 놓고도 양측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화성 측에서 지난해 책 소독기를 ‘학교에 기증하겠다’고 해놓고 모르쇠로 일관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화성 측은 도서 기증에 관한 부분만 거론했을 뿐 책 소독기 얘기는 아예 꺼낸 적도 없다고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돈의 문제라고 본다.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면 필연적으로 원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이 발생한다”면서 “특별히 한쪽에서 굽히고 들어가지 않는 이상 갈등은 장기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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