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설립에 거는 기대

발행일 2021-07-28 15:01:2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포스텍(포항공대)이 의과학(醫科學)대학원 설립에 나섰다. 의학과 공학·과학을 연계한 21세기 융합형 의과학자 양성이 목표다. 졸업자는 의학과 과학을 잇는 중개연구자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지구촌을 휩쓸면서 바이오·의료 분야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백신 개발 등에서 보듯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최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의학과 과학을 접목한 융복합연구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포스텍 의과학대학원은 의과학자 양성을 통한 세계적 바이오산업 육성이 주요 목표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포스텍이 의과학자 양성에 나선 것은 교육의 목표를 제대로 잡은 바람직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신입생은 2023년 1학기부터 선발할 계획이다. 의학과 과학의 융합을 위해 의사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입학이 가능하다. 졸업생들은 신약 개발, 치료기술 개발,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게 된다.

포스텍은 초일류 수준의 다양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보유하고 있거나 연구개발하고 있다. 의과학대학원 설립은 이러한 연구성과를 전문 의학교육을 받고 입학한 대학원생들의 생각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발휘토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 국내 의대 졸업자 중 기초의학 연구로 가는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기초의학의 붕괴위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고급두뇌를 임상 의료쪽으로 쏠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의과학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제약사 최고 기술책임자의 70%가 의사출신 과학자일 정도로 의과학자 양성이 활발하다.

포스텍의 다음 목표는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이다. 현재 포항은 역내 대학·연구소·기업 등과 연계한 특화된 연구중심 의대와 상급종합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텍은 우수한 인력과 연구성과,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성과가 임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이 크게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의대 설립은 넘어야 할 벽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부의 허가가 최대 관건이다. 의사단체 등 여러 계층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사활을 걸다시피 의대 설립을 희망하고 있다. 유치경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열하다. 당장 포항이 희망하는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텍의 이번 의과학대학원 설립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 장기적 플랜의 일환이다. 지역과 국가 바이오·헬스산업의 미래를 위해 포스텍의 계획이 단계별로 차질없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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