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넘어 흑색선전 판치는 민주당 경선구도

발행일 2021-07-18 15:40:2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재명ㆍ이낙연 간 난타전 거세…경계 목소리도 나와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지난 17일 소년공 시절 부상으로 비틀어진 자신의 팔 사진을 공개했다. 장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비난하는 이른바 ‘군필 원팀’ 공세에 정면대응한 셈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양강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고조되고 있다.

1차 경선투표에서 과반득표가 목표인 이 경기지사에 맞서 이 전 대표 등 여타 후보들은 결선투표 진출을 위한 2위 자리를 놓고 난타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격화되는 민주당 경선 속 최근 상대 진영에서 이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박용진 의원 등의 사진이 게시된 이른바 ‘군필 원팀’ 포스터를 제작해 퍼뜨리고 있는 데 대한 맞대응이다.

포스터는 병역을 치르지 않은 이 경기지사를 우회적으로 비난할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김두관·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군필원팀 포스터에 포함됐다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면서 이 경기지사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재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봉사팀’ 텔레그램 대화방 네거티브 공작 의혹은 주말 새 양 캠프를 뜨겁게 달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경기지사 본인과의 관련성을 밝히라며 공세를 가했고, 이 경기지사는 “비열한 꼼수 정치”라고 반박하는가 하면 이 전 대표를 “박정희를 찬양하던 분”이라고 언급해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후보가 18일 전남 광양시 옥룡면 옥룡사지(절터)에서 샘물을 마시고 있다. 옥룡사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고위원 시절 샘물을 마시고 대통령이 되었다는 광양 민심이 담긴 절터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SNS 봉사팀’이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낙연 후보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공세를 조직적으로 벌여온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면서 “이재명은 본인 관련 여부를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경기지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이 전 대표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누구라 말하기 그렇다”고 답했다.

주어는 생략됐지만 최근 이 경기지사 지지층에서 ‘이 전 대표가 기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칼럼을 썼고, 전남지사 당시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뒤 사퇴했다’며 색깔 공세를 펼친 것을 겨냥한 셈이다.

민주당 경선이 경쟁을 넘어 마타도어가 난무하는 상황까지 이르자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경기지사는 18일 “다만 한 가지 경계하는 것은 있다. 저 스스로에게도 다짐하는 부분이다. ‘사이다’라는 말이 그저 거침없이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을 위한 네거티브는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민주당은 이르면 19일 경선일정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경선을 얼마나 연기할 것인가를 두고 후보 간 이견은 있는 상황이나 오는 9월 말께 시작될 국정감사 이전까지 3주 정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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