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와 경산을 잇는 고산도서관 아시나요

발행일 2021-07-14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로운 문화창고 (26) 대구 수성구립고산도서관

3D프린터·스캐너·펜 등 장비 보유한 메이커스페이스

특성화 주제로 ‘과학’ 선정, 다양한 과학 프로그램

약 1억 년 전 공룡 서식지, ‘고산 공룡탐사대’ 운영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전경.
2015년 12월30일 개관한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이하 고산도서관)은 수성구와 경산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고산도서관(달구벌대로650길 6)에서는 고산과 경산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압독국’(또는 ‘압량국’)의 영광을 재조명하고 수성구와 경산 공동의 기억을 되새기는 지역 프로그램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고산도서관은 수성구 도서관 발전계획 ‘도서관 4+6α(지역 내 4개의 대형 도서관과 6개의 소형 도서관을 조성하는 정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고산도서관은 설립에 75억400만 원의 사업비가 책정된 대형 도서관으로 도서관 안에는 각종 장비가 갖춰져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갖가지 장비를 마련한 인문학과 과학의 창의융합공간인 메이커스페이스 등이 바로 그것이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1층에 위치한 어린이자료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2층에 위치한 종합자료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3층에 위치한 메이커스페이스에는 노트북 16대, 3D 프린터 중형 2대, 3D 프린터 소형 7대, 3D 스캐너 1대, 3D 펜 10대 등의 장비가 비치돼 있다.
◆어린이·유아 중심의 가족친화적인 고산도서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고산도서관에 조성된 대형 어린이·유아자료실은 어느 도서관 보다도 가족친화적인 공간으로 입소문이 났다.

지하 1층에는 시청각실(120석)·문화강좌실(48석)·전시실·보존서고가 있다.

지상 1층에는 약 650㎡의 넓은 공간에 어린이자료실·유아자료실·스토리텔링룸(15석)·수유실이 설치돼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어린이자료실·유아자료실은 모두 155석으로 2층에 위치한 종합자료실의 좌석 수(160석)와 맞먹어 고산도서관의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3층에는 고산도서관만의 특이시설인 메이커스페이스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31일 기준 고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 수는 13만8천10권이며 회원 수는 4만6천279명에 달한다.

이 중 유아·아동을 위한 도서만 3만6천170권(42%)을 차지,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어린이자료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 종합자료실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 운영된다.

◆과학·인문학 위주 다양한 연령층 아우르는 자료

사회·자연·기술과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31%, 인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이공계열과 인문계열의 도서가 두루 갖춰져 있다.

영아·아동뿐 아니라 일반·해외·비도서 자료도 8만316권이나 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고산도서관에 비치된 자료를 즐길 수 있다.

1인당 최대 10권까지 대출되며 대출기간은 대출일 포함 15일이나, 장애인과 노인(만65세 이상)으로 등록된 회원은 30일이다.

대출기간 연장은 불가하며 일단 반납한 자료는 반납일로부터 5일 경과 후에 대출이 가능하다.

원하는 자료가 대출중인 경우 홈페이지 또는 방문을 통해 예약하거나 다른 도서관의 책을 가져와 대출하는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3층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아두이노 첫걸음’ 프로그램 참가자가 아두이노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고산도서관의 자랑, 메이커스페이스

고산도서관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꼽으라면 과학과 관련된 미래기술을 직접 체험해보는 ‘메이커스페이스’가 있다.

고산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마련된 인문학과 과학의 창의융합공간이다.

3D 프린팅·아두이노(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코딩·VR·AR·드론 등 다양한 생애주기별 메이커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과학문화를 알린다.

노트북 16대, 3D 프린터 중형 2대, 3D 프린터 소형 7대, 3D 스캐너 1대, 3D 펜 10대 등의 장비도 보유하고 있어 따로 개인 장비를 준비하고 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참여가 가능하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과학 분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대중 강연 ‘과학에세이’를 청취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이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향토문화를 기록 및 보존하고자 고산·시지 지역의 다양한 지역문화 자료를 수집해 발간한 고산생애사 ‘고산, 흐르는 세월 Ⅰ·Ⅱ·Ⅲ’, ‘고산,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 등 향토자료.
◆고산도서관의 키워드는?…‘과학’과 ‘지역’

고산도서관은 주변 지역의 인구·환경·도서관 이용통계를 기반으로 ‘과학’을 특성화 주제로 선정해 관련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민들의 과학에 대한 문턱을 낮출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과학의 탄생부터 미래까지의 통찰을 담은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강연 프로그램 ‘수성인싸이언스’(Suseong in Science), 과학 분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대중 강연 프로그램 ‘과학에세이’다.

또 지역문화발전을 위해 향토문화를 기록 및 보존하고자 고산·시지 지역의 다양한 지역문화 자료를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수집한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고산생애사 ‘고산, 흐르는 세월 Ⅰ·Ⅱ·Ⅲ’, ‘고산,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 등을 발간했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이 ‘물레책방’ 장우석 대표와 ‘읽다익다’ 오은아 대표와 함께 지난 3월31일 고산도서관 지하 1층 시청각실에서 ‘책방 이야기(책방지기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의 생태·환경 프로그램 ‘자연을 꿈꾸는 텃밭놀이터’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고산도서관의 신규 사업, ‘도서관 밖 도서관’ 프로그램

도서관 밖 도서관 프로그램은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도서관 안팎의 다양한 지식정보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동네책방과의 협업으로 ‘안녕, 동네책방(책방전시)’, ‘책방 이야기(책방지기 토크콘서트)’, ‘책방산책(책방투어)’을 선보이고 있다.

동네책방에서만 볼 수 있는 독립출판물을 자료실에 비치해 북큐레이션을 하고 독립출판물을 직접 만들어 보는 ‘소소한 나의 책 만들기’, 독립출판물 작가와의 만남을 갖는 ‘소소한 나의 이야기’ 등 동네책방과 독립출판물 두 가지 테마를 가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 중이다.

생태·환경 프로그램 ‘자연을 꿈꾸는 텃밭놀이터’는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내 유휴지와 지역의 농업자원을 활용해 어린이들이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작물을 직접 재배할 수 있도록 한다.

이달과 오는 9~11월 화·목요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 매주 4회 운영된다.

또 ‘1억 년 만의 만남, 고산 공룡탐사대’는 약 1억 년 전 신매동 일원 호수지대에 중생대 백악기 초식 용각류 공룡들이 살았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고산 공룡탐사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탐사·창작·강연 등의 창의 융합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어린이들의 창의력 및 사고력 향상과 동시에 모험심을 길러보자.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고산도서관에서는 영·유아, 아동, 청소년, 중·장년, 어르신을 위한 생애주기별 정규강좌 및 인문학 강연과 공연·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정규강좌는 이용자들에게 건강한 정서함양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총 25개 강좌를 분기별로 운영하고 있다.

선정된 도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인문독서토론회에는 고산도서관의 모든 사서가 참여하며 현재 10개의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이에 더해 지역주민의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우고 문화 활동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영화평론가가 해설을 곁들여 진행하는 ‘영화, 마음을 보다’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오는 9월부터는 ‘길 위의 인문학: 고산, 찬란한 고대 압독의 기억’, ‘이야기가 있는 코딩’, ‘상주작가 지원사업’이 계획돼 있다.

◆고산도서관의 ‘강추’도서

고산도서관은 매월 특성화 주제인 과학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자료실마다 북큐레이션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북큐레이션 주제는 ‘과학, 어렵지 않아요!’(종합자료실)와 ‘그러니까 과학이 필요해’(어린이자료실)다.

일반 연령대 추천도서로는 김해수 저자의 ‘아버지의 라듸오’. 이종호 저자의 ‘조선시대 과학의 순교자’ 등이 있다.

어린이 연령대 추천도서로는 김상균 저자의 ‘라이트 형제는 어떻게 비행기를 만들었나’, 류화선 저자의 ‘한국사를 뒤흔든 열 명의 과학자’ 등이 있다.

서명혜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장은 “지역 도서관은 지역민·공동체·지역문화와 하나가 돼야 합니다”고 밝혔다.
서명혜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장이 도서관 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서명혜 대구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장

“지역 도서관은 지역민·공동체·지역문화와 하나가 돼야 합니다.”

지난해 1월 말 고산도서관에 발령을 받은 서명혜 수성구립 고산도서관장은 지역사회와 연관 사업을 파악하는데 혼신을 다하던 중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도서관이 자주 문을 닫게 됐다.

모두 안심하고 출입할 수 있도록 노심초사 방역에 신경 쓴 결과 고산도서관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도서관이라는 평가를 다져놓은 다음 그는 도서관이 살아남을 길을 제시했다.

서 관장은 “현재의 도서관은 과거의 도서관에 비하면 좋은 시설환경과 서비스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문화 향수를 위한 프로그램 제공과 교양 교육을 위한 활동들이 대단히 풍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민·공동체·지역문화와 하나가 되기 위한 각종 기획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서 관장의 지도 아래 고산도서관은 고산지역 특수성을 탐구하고 지역 맞춤형 과제를 개발하고 지역 친화적인 사업을 열심히 탐구하고 추진 중이다.

서 관장은 그 일환으로 2017년부터 향토자료를 발굴해 매년 한 권씩 향토자료집을 발간해오는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는 공모사업 ‘길 위의 인문학’과 연계해 고산지역에 있는 지역 인문학자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지역 인문학자들이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주제별 강연을 맡아 진행하고 자료 발간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 ‘고산, 강을 따라 흐르는 생명’을 발간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올해 9월에도 고산과 경산지역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압량국’에 대한 주제의 강연과 탐방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향토자료집을 만들 계획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 기획·진행 등에 힘입어 고산도서관이 지난해 10월28일 전국도서관운영평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길어지는 코로나19에 대비해서 한정된 개념의 도서관 안의 공간을 벗어나 도서관 밖 도서관 프로그램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서 관장은 “기존 도서관의 개념을 외부로 확장한 도서관 밖 도서관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풍성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게 되면 좋겠다”며 “지역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이 수성구와 경산 공동의 기억을 되새기고 애향심과 자부심을 고취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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