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명가 명성 이어간다…후발주자 식스펫, 이유 있는 ‘돌풍’

발행일 2021-07-12 17:58:0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경북 디자인 힘)<23>식스펫

반려동물 식품시장 돌풍, 고급화 전략 통했다

반려동물이 행복한 제품 목표, 습식·화식 비중 늘려

이가 이재삼 대표가 최근 발매한 식스펫 제품군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려동물 ‘1천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려동물 식품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무차별 저가 공세 속에 비교적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은 도무지 기를 못 펴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산으로 도배된 애견간식 업계에서 귀여운 디자인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무장한 토종 브랜드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급식 명가 ‘이가’에서 신규 론칭한 ‘식스펫’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 설립 22년 차를 맞은 ‘이가’는 급식업계에선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친환경 닭고기를 가공·포장해 학교에 납품한다. 단순히 닭 원료육뿐만 아니라 소스, 파우더 등 부자재도 함께 공급하며 요즘 유행하는 ‘밀키트’ 형태를 업계에 최초로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본사를 제외한 대리점 수만 40여 곳이며, 한 번이라도 이가의 제품이 들어간 학교는 8천여 곳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급식업계 특성상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한정돼 일반인 인지도는 ‘제로’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는 업계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학생들의 등교 일수가 제한되면서 급식산업에도 그 여파가 이어졌다.

수익성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이가의 선택은 장래가 촉망되는 반려동물 음식산업으로의 진출이었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손을 잡았다.

이가와 대구경북디자인센터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브랜드컨설팅 지원을 통해 ‘마리요리’, ‘꼬꼬델리’ 등을 업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가가 신규 론칭한 식스펫 브랜드 홍보물품.
세 번째 결과물인 ‘식스펫’은 건강한 사람의 복근에서 나타나는 근육인 ‘식스팩’에서 아이디어를 창안,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팩’과 ‘펫’의 어감이 비슷한 것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건강한 강아지’를 연상토록 했다.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은 덤이다.

급식업계에서 탄탄한 내공을 쌓은 이가지만, 새로운 업계로 진출은 녹록지 않았다. 업계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을 상대하기 위한 이가의 맞춤형 전략은 ‘고급화’였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디자인한 식스펫 제품 포장패키지.
식스펫은 신선한 국내산 닭고기만 사용한다. 직접 원료육을 생산·가공·건조하던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중국산 저가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을 취득한 재료만 엄선,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슈머(똑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시장 상황도 신규 브랜드 ‘식스펫’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초반 오프라인에서 저렴한 제품만 찾던 반려인들은 이제 온라인상에서 직접 원산지 및 원재료 등을 점검하며 돈을 더 들여서라도 안전하고 질 좋은 제품을 찾고 있다.

반려동물의 먹는 행복도 놓치지 않았다. 식스펫은 의도적으로 건식 제품 대신 화식·습식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건식 사료는 유통기한과 보관 등이 용이해 반려인들을 편하게 만들지만, 정작 반려동물의 먹는 행복은 전혀 고려치 않은 제품이라는 데 생각이 닿았기 때문이다.

이가 이재삼 대표는 반려동물에게 건식 사료를 매일 먹이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매일 과자를 먹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매년 10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뤄내며 업계 폭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가 내에서도 어느새 20%에 가까운 매출 비중을 차지하며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연말에는 북미와 유럽 시장의 문도 두드릴 예정이다.

이재삼 대표는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서 “그동안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은 센터의 좋은 지원과 제도를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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