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탈환하려는 국민의힘 주자들

▲ 구미시장 후보
▲ 구미시장 후보
“수성이냐, 탈환이냐.”

내년 구미시장 선거는 경북도내 타 시·군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지켜야하고, 국민의힘은 다시 찾아와야 하는 양상으로 치러진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23개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당선자를 배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보수의 성지’라 불리던 구미에서 여당 당선자가 된 장세용 시장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7만4천917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이양호 후보 7만1천55표, 바른미래당 유능종 후보 1만3천849표, 무소속 김봉재 후보 1만7337표, 무소속 박창욱 후보 6천482표 등을 받았다.

장 시장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79%를 받고도 당선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봉재 후보의 완주를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했다.

선거를 1년여 앞두고 민주당 후보는 현재 장세용 현 시장과 김봉재 구미갑지역위원장 정도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조용한 편이다. 장 시장의 재선 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지난 선거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구미갑 지역위원장을 맡은 김봉재 강남병원장 정도가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여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현권 구미을 지역위원장의 출마는 유동적이다.

장 시장은 마지막 1년 임기 동안 대형 국책사업과 기업 투자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 구미일자리사업 연내 착공과 구미국가산업단지 제5단지 임대전용단지 지정 등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돌아 선 민심을 되돌리겠다는 생각이다.

김봉재 구미갑 위원장은 꾸준히 지역위원장 명의의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보수의 텃밭답게 이번에도 국민의힘 후보는 10여 명에 이를 만큼 난립해 있다.

지난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이로 인한 바람이 여당 후보를 당선시켰다고 보는 보수 성향 후보들은 여당 시장임에도 구미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조국 사태와 공정의 가치 훼손,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민심이 민주당을 떠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공천이 곧 당선’이라며 경선에 대비해 인지도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출마 예상 후보는 김석호 전 경북도의원, 김영택 경북도 정무실장, 김장호 경북도 기획조정실장, 윤창욱 경북도의원, 이양호 전 마사회장 등이 거론된다.

김석호 전 도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의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시장과 국회의원 등 선거 때마다 거론되지만 완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약점이다.

전 경북도의원을 지낸 김영택 정무실장은 추석을 전후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도의원과 경북도 정무실장, 경북도당 활동 등을 통해 쌓은 인맥과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구미출신인 김장호 경북도 기조실장은 풍부한 행정경험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최근 구미지역에서 열리는 경북도 관련 행사에 얼굴을 자주 내밀며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신경 쓰고 있다. 올해 53세로 후보들 중 나이가 가장 젊다.

4선인 윤창욱 도의원은 누구보다 지역 현안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총선과 시장 선거 때마다 출마를 권유받았지만 때가 아니라며 기다려왔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낼 만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고도 장세용 현 시장에게 패했던 이양호 전 마사회장은 올해 초 ‘구미경제연구소’라는 사무실을 열고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 들었다. 풍부한 행정경험 등이 장점이지만 공천 과정에서 지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 밖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던 유능종 변호사와 지난해 4·15 총선에 무소속 출마했던 김봉교 전 도의원의 출마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 변호사는 유승민 전 의원의 당내 입지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봉교 전 도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내며 출마의지를 다지고 있다.

높은 여론을 업고 보수쪽 후보가 난립하면서 지난 지방선거와 같은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천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는 후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