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이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음식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이 27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음식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이 ‘신구’ 대결구도에서 ‘계파대리전’으로 확대됐다.

당권주자 중 일부가 ‘유승민계’로 일컬어지는 등 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며 계파 논쟁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유력 중진 당권주자인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7일 ‘신진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향해 ‘계파프레임’ 견제구를 날렸다.

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꿈인 사람(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나. 유 전 의원 말대로 찌질한 구태정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유 전 의원 스스로 ‘개인적으로 굉장히 가깝다’는 이준석 후보나 김웅 후보를 구태정치로 휘말려들게 하지 말기 바란다”며 “지금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은 ‘대통합’과 ‘대화합’이다. 지역과 세대와 계파의 분열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나 전 원내대표도 이날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정 계파 출신의 당대표가 나오면 대통령 후보 경선 관리가 힘들어진다”면서 “계파 없는 당대표가 공정한 경선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파 이야기를 하니 구닥다리라고 말 하는 사람 있는데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면서 “대통령 후보가 속해 있는 계파에서 당대표가 나온다면 외부 후보들이 당으로 들어오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이같은 계파 지적에 “네거티브는 절대 희망과 비전을 꺾을 수 없다”고 맞섰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후보 당시 경험을 언급하며 자신의 계파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을 ‘네거티브’로 규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미래와 개혁을 주제로 치러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라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신진그룹’으로 불리는 초선 김웅 의원도 가세하면서 반 중진 전선에 참여했다.

김 의원은 주 의원을 향해 “우리 초선들은 서로 친하고, 자주 모이고, 나중에 대통령 만들자고 다짐했는데 그럼 우리가 계파였나”라고 되물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주 의원의 “친하고, 자주 모이고,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하면 계파로 볼 수 있지 않은가”라는 발언을 전하며 이처럼 썼다.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모여 문건까지 만들어 특정인 밀어주자고 하는 그런 짓이 계파정치인 줄 알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당대표 후보자 컷오프 결과 발표를 28일로 연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지를 통해 “당대표 본경선 진출자 발표는 여론조사 완료가 늦어지는 관계로 28일 오전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젊은 여성층 표본에서 여론조사가 끝나지 않아 발표가 늦어진다며 28일 오전 8시에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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