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구공항 무착륙 관광비행 첫 개시, 65% 예매율||면세점 간만에 북적, 해외여행
지난 22일 오전 9시께 대구국제공항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었다. 이날은 지방 중소규모 공항 최초로 대구공항에서 무착륙 관광비행이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대구공항에선 코로나19가 대구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2월24일부터 국제선 취항이 중단됐다.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옌지(연길) 노선이 재운영에 들어갔지만, 국내 장기 체류 중인 중국 동포 혹은 중국인들을 위한 항공편이다.
해외여행 목적의 취항은 이번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인 셈이다.
이른 아침부터 공항 2층 국제선 대합실은 승객들로 북적였다. 여권을 찾는 승객, 지인 선물 리스트를 점검하는 승객, 가족을 애타게 부르는 승객 등으로 대합실은 마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간만에 면세 담배와 술, 화장품 등 양손 가득 면세품들을 챙긴 여행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박모(34)씨는 “사실 면세품 구매를 위해 이번 여행상품을 구매하게 됐다. 해외여행은 덤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륙 후 기내에서는 면세품 판매와 더불어 간단한 퀴즈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창가 쪽 좌석이 인기였다. 승객들은 가로세로 30㎝의 작은 창문 속을 주시하면서 무언가 눈에 띄기라도 하면 환호를 보냈다. 환호는 약 1시간 뒤 일본 상공에 도달했다는 기장의 짧은 멘트가 나올 때 절정에 달했다.
다소 흐릴 것이라는 기상 예보와는 달리 맑은 날씨 덕에 승객들은 2만9천 피트(약 8.8㎞)상공에서 온전한 일본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비록 육지와 바다가 겨우 구별되는 수준이었지만, 해외 상공에 머물러 있다는 것만으로도 승객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약 2시간의 비행을 거쳐 비행기는 다시 대구공항에 안착했다. 비행을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간만에 해외여행을 했다는 즐거움과 더불어 반쪽짜리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하는 듯했다.
대구공항 관계자는 “무엇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이 최우선인 만큼, 공항터미널 방역과 소독, 거리두기 등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청정안심 공항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겠다”면서 “이번 여행이 대구공항 국제선 부활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이날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용한 승객은 모두 74명(전체 좌석 114개)으로 약 65%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9일 두 번째 운항을 마친 후 다음달부터 월 1회 무착륙 관광비행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