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공원에 있는 경주 미래 변화 지혜의 샘||미래를 열어가는 변화의 선두주자||

▲ 경주시립도서관 본관 전경.
▲ 경주시립도서관 본관 전경.


세계적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한 경주는 신라 천년의 화려한 역사를 비롯해 수천 년의 역사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도시다.



역사문화도시 시민들도 오랜 전통문화가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신라인의 피가 면면히 이어지며 오랜 전통이 끊어지지 않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서라벌 역사문화도시의 허파로 불리는 경주 중심의 황성공원 한편에 우뚝 서있는 경주시립도서관은 신라인들의 정신과 역사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과거를 미래로 이어주는 수장고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삼국통일의 비밀과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워갈 지혜를 퍼내고 퍼내어도 샘솟는 깊은 우물인 경주시립도서관의 문을 활짝 열어본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의 역사

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의 찬란한 미래를 위한 변화의 선두주자인 경주시립도서관은 경주도심의 허파 황성공원에 전통한옥건물로 자리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은 1953년 7월 경주읍립도서관으로 출발해 반세기를 훌쩍 넘기는 동안 경주시민들의 지식정보와 평생교육의 보고가 되고 있다.



1989년 9월22일에 현재 위치인 경주시 원화로에 경주시립도서관으로 신축 개관하고, 경주중앙도서관을 중앙분관으로 개칭했다.

이후 감포, 단석, 칠평도서관을 각각 개관하고 2011년에는 송화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또 양남, 양북, 강동, 현곡, 화랑마을에 5개의 공립 꿈마루작은도서관을 개관해 원거리 시민들의 독서문화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은 현재 서무팀, 사서팀, 송화도서관팀, 중앙도서관팀, 칠평도서관팀의 5개팀 29명의 직원이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의 구성과 발전

경주시립도서관 본관은 경주의 중심지 근린공원인 황성공원에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의 메인 건물과 아이사랑책놀이터(지상 1층)의 두 곳 건물로 구성돼 있다.



본관 1층에는 어린이자료실, 보존서고, 열람실, 사무실 등이 있고, 본관 2층은 종합자료실, 디지털실과 향토자료실 등이 있다.

지하 1층에는 문화강좌실과 휴게실이 있으며, 유아들을 위한 아이사랑책놀이터는 별관에 따로 위치해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은 분관별 특화자료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본관의 향토자료실에는 ‘경주선생안(慶州先生案)’ 등 2천677권의 고서들과 경주지역 관련 자료, 신라역사 자료 4천300여 권이 소장돼 있다.



또 노령자 및 저시력 이용자들을 위한 큰글자 도서와 다문화 및 점자도서들도 비치해 정보취약계층의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도 노력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환경사진전의 모습.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문화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환경사진전의 모습.


경주시립도서관 충효분관인 송화도서관은 지역 독서환경 조성 및 문화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다.

2009~2011년 2년 동안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연면적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송화도서관은 생활문화 복합기능의 공공도서관으로서 독서진흥 활성화를 도모하고 꿈과 미래를 설계하는 평생교육의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송화도서관은 치매·식물학 특화자료 등의 1천400여 권을 소장 중이며, 2019년에는 ‘치매선도 도서관’으로 선정됐다.



경주시립도서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중앙도서관은 1976년 11월에 개관한 도서관 역사의 산 증인이다.

중앙도서관은 신라왕족의 3성, 육부촌의 6성 등 87개 성씨의 본관인 경주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후손에게 조상의 중요성을 알리는 족보자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족보자료관에서는 시민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족보 상식을 상세히 기술했을 뿐 아니라 3왕성 6부성을 중심으로 한 양장본 족보 845권을 디지털 이미지화해 전자책으로 제공하고 있다.



학문과 충절의 고장으로 이름 높은 안강, 감포, 건천에 각각 자리 잡은 칠평도서관, 감포도서관, 단석도서관에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자료를 갖추고 있다.

이들 도서관은 지역 향토자료를 수집·보존해 지역민을 위한 평생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비대면 안심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코로나19 감염에 대비해 비대면 안심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의 이용

2021년 3월 말 기준 경주시립도서관의 장서 수는 51만6천여 권이며 전체 회원은 7만6천여 명에 달한다.

본관 자료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열람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며, 분관별 자세한 이용 안내는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경주시민은 물론 경주에 주소를 두고 있는 학생 및 직장인들도 도서관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1인당 5권의 책을 14일까지 대여할 수 있으며 예약대출서비스를 통해 저녁 시간에도 책을 대출 할 수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의 독서문화프로그램

경주시립도서관은 매년 인문·문화·예술·체험 등 시민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 및 행사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제57회 도서관주간 및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당신을 위로하는 작은 쉼표 하나,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지난 4월1일부터 30일까지 경주시립도서관 본관 및 분관(송화, 중앙, 칠평, 감포, 단석)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동아리들의 그림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이 독서동아리들의 그림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2주간, 경주시립도서관은 ‘도서관 지혜학교’를 개최해 ‘삶을 상상하는 지혜, 통섭하는 지혜’라는 주제로 문학, 영상, 이미지를 감상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초 대면으로 진행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전환했지만 대부분의 수강생이 독서 과제 수행과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시민들이 숲 속에서 독서와 힐링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숲 속 책쉼터’를 황성공원 내에 운영하고 있다.

‘숲 속 책쉼터’는 경주시립도서관이 황성공원의 시민 휴식공간인 정자를 활용해 공중전화부스 형태로 설치한 시민 자율형 무인도서관이다.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도서를 열람하고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민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으며 도서관 본관 바깥으로 공원을 산책하며 책과 함께 힐링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경주시립도서관 충효동 분관인 송화도서관의 전경.
▲ 경주시립도서관 충효동 분관인 송화도서관의 전경.




경주시립도서관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임시 휴관 중 안심도서대출 서비스를 시행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안심도서대출 서비스는 도서관 휴관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읽고 싶은 책을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다음날 도서관에서 신청한 책을 빌려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본관 1층에 스마트 도서관 기기를 설치해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무인 도서 대출반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시립도서관은 물리적 공간과 함께 온라인 공간에서도 창의적 아이디어가 융합하는 소통의 장이자 독서문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사서 전문직인 박용섭 경주시립도서관 관장.
▲ 사서 전문직인 박용섭 경주시립도서관 관장.


◆ 박용섭 경주시립도서관장…미래를 담은 도서관 완성

박용섭 경주시립도서관장은 경주시 최초로 사서 사무관으로 승진해 도서관장을 맡았다.

그래서 직렬에 걸맞은 관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관장은 대학 졸업 후 1989년 경주시 사서직 공무원으로 시작해 32년 동안 도서관에서만 근무했다.



그는 “직원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으며, 어떠한 일에도 예전보다 더욱 적극적이며 이용자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더없이 친절하다”며 “시민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일심이면 만능이다”라며 전체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소개했다.

박 관장의 목표는 동료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책읽는 도시, 책으로 행복한 경주시민, 미래를 담는 도서관’을 완성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매년 이용자가 43만 명 이상으로 연 도서대출 47만여 권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이용실적이 많이 줄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로 휴관할 경우에도 책을 빌려주고자 신청한 도서를 사서들이 일일이 서가에서 찾아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안심도서대출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도서관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보완할 점도 없지 않다고 했다.

“현재 경주시립도서관 종합자료실 면적이 904.25㎡이다. 주제별 공간을 하나로 만들다보니 개관 당시에는 상당히 큰 규모였는데 인력이 부족할 때는 반납된 책들을 서가에 꽂다 보면 상당한 거리로 인해 직원들이 기진맥진할 정도였다”며 그는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아쉬운 점은 주말이면 청소년들과 대학생, 일반인과 함께 은퇴 이후의 실버세대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계층 간의 마찰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관장은 “도서관이 즐기는 공간, 휴식과 놀이도 겸하는 문화공간으로 가는 세계적 추세이다. 이제 우리 도서관도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하나의 공간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여유로운 독서문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서관 운영계획에 대해 그는 우선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 시립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도서관에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기 전에 남기신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생긴다’는 말을 새긴 기념비가 있다. 추후에 건립기념비를 도서관 정문이나 햇빛이 잘 비치는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 관장은 “현재 장서를 보관·제공하는 시설의 가용상태가 한계점에 달했다. 그래서 미래의 첨단시립도서관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경주에는 신라 왕경 조성이나 황룡사 건축물을 도서관으로 이용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경주시립도서관의 전신인 중앙도서관의 모습.
▲ 경주시립도서관의 전신인 중앙도서관의 모습.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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