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6〉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

발행일 2021-03-28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은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로 구성돼 있어 선배의 노련미와 후배의 근성이 잘 어우려진 팀이다. 사진은 소프트볼팀 선수단 모습.
야구가 남성의 전용물이라면 여성에게는 소프트볼이라는 종목이 있다.

소프트볼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이고 빠른 속도의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투구 거리가 짧아 선수의 동작이 빨라야 하고 규정이 야구와 비교해 더욱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전략·전술도 다양하다.

대구에서는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이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2011년 창단 이후 소프트볼팀의 발자취와 현재 모습에 대해 알아보자.

◆지피지기 백전백승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의 훈련과 전략·전술의 기본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핵심 전략은 팀 선수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한 뒤 경쟁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필승전략을 세우는 데 있다.

상대팀 타자의 타격 패턴과 타구 방향, 투수의 구질 및 투구 패턴, 습관을 확인하고 전략·전술을 면밀해 분석해 예상하지 못하는 돌발 변수까지 최대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소프트볼팀의 ‘상대팀 파헤치기’는 체계적이고 명확하다.

타 팀의 경기 영상을 시청한 후 지도진과 선수단이 회의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올 시기에는 4~5명씩 그룹을 만들어 팀별로 분석하고 PPT를 통한 발표도 진행한다.

경기가 끝나도 분석은 계속된다.

시체육회의 스포츠과학센터의 지원을 받아 분석된 경기 영상을 확인하고 각 선수의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 데이터는 향후 훈련 및 대회에서 기초 자료와 훈련프로그램 계획수립에 활용된다.

소프트볼팀의 훈련도 수치를 통한 과학적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선수들은 정기적인 체력 측정을 해 체력의 정도와 근력의 불균형, 부상 위험 부위 등 관리를 하고 있다.

또 경기 도중 과도한 긴장감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개인별 스포츠 심리상담과 심리교육(이미지트레이닝, 루틴 설정 방법)을 제공받고 있다.

컨디셔닝(Coditioning)표를 작성해 체온, 심박수, 수면시간, 생리통, 식욕, 부상 부위 등을 확인한다.

이는 훈련 강도를 설정하거나 경기 시 선수 기용,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자료로 쓰인다.

소프트볼팀 선수들이 실내훈련장에서 지도진과 소통하며 함께 훈련하고 있다.
◆팀의 전력 강화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선수 영입을 통해 취약한 부분을 보강했다.

장타력이 있는 선수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수비력이 좋은 내·외야수를 영입해 기존 선수단을 기반으로 전력을 강화했다.

박주현 플레잉코치(선수 겸 코치)는 내야수 출신으로 수비가 안정적이고 경험이 많아 경기를 읽는 눈이 뛰어나다.

대구팀이 창단될 당시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전성기 시절에는 ‘소프트볼계의 이종범’이라고 불릴 만큼 출중한 기량으로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했다.

현재는 팀 훈련과 경기 시 정신적 지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박주현 코치는 올해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해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목표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주장 이복희는 외야수로 국가대표 출신이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장타력이 좋다.

주장직을 3년째 맡아오고 있는 이복희는 팀 기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후배에게 먼저 다가가 소통하고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투수 홍시연은 올해 대구팀으로 영입됐다.

홍시연은 ‘성인군자형’이다.

보통 투수가 예민한 편인데 홍시연의 경우 경기 상황에 따른 심리적 동요가 크게 없고 초지일관 본인의 공을 던지는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지도진의 설명이다.

홍시연의 무기는 빠른 직구다. 최고 시속 98km의 공을 던진다.

전국 소프트볼 직장운동경기부의 투수 중 2번째로 빠르다.

현재 시속 100km까지 끌어올리는 훈련을 하고 있으며 여기에 2가지의 변화구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주 포지션이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4번 타자 겸 홈런타자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영입된 이민정은 외야수로 빠른 발이 장점이다.

타자석에 들어서면 작은 체구임에도 힘이 있어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자랑한다.

지난해 단타 위주의 플레이를 했다면 올해는 장타를 노려 팀 득점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근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한 이민정은 올해 장타에 중점을 두는 타자로 활용될 전망이다.

지도진은 이민정에 대해 경기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와 근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대표감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영입된 임경은은 국내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선수로 알려져 있다.

대구팀은 그동안 외야 수비가 약했던 점을 임경은과 이민정이 채워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입단한 포수 주효주는 공격 측면에서 스윙이 부드럽고 장타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비 강화를 위해 영입된 내야수 조윤정은 내야 어디서도 제 몫을 해내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박주현 플레잉코치
주장 이복희
홍시연
이민정
임경은
주효주
조윤정


◆최고 자리를 되찾겠다

2011년 창단된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은 초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소프트볼팀의 모태는 부산시체육회 소속의 소프트볼팀으로 시작했다.

2010년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다음해에 팀은 해체됐다.

그 과정에서 지역의 태왕 기업이 인수하면서 대구에 팀이 탄생하게 됐다.

이후 태왕 기업과 대구시체육회를 거쳐 현재 대구도시공사 소속으로 변경됐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팀으로 변경된 2011년 당시 소프트볼팀은 전국 최강의 실력을 뽐냈다.

2011년 제92회 전국체전과 회장기대회, 평화통일배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모두 1위를 석권했고 2012년과 2013년에도 꾸준히 성적을 이어갔다.

당시 선수단은 모두 부산시체육회 소프트볼팀 소속 선수들로 대부분 구성돼 있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수들이 하나둘 이탈하면서 전력 약화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팀 전력이 약해지자 2015~2017년은 소프트볼팀에게 있어 암흑기 그 자체였다.

하지만 소프트볼팀은 2018년에 접어들어 전국체전에서의 성적이 점차 좋아지고 타 시·도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등 다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소프트볼팀은 올해를 창단 당시 전국 최강이었던 모습을 되찾기 위한 해로 보고 있다.

◆감독 인터뷰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 김윤영 감독
“올해는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이 전국 최강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 김윤영 감독은 올해 팀 전력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1년 팀이 창단될 당시 초대 감독직을 맡아 지금까지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누구보다 팀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김 감독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기량도 중요하지만 팀워크가 최우선이다”며 “팀보다 우선되는 개인은 없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끌고 있고 대구도시공사 소프트볼팀을 다시 한번 전국 최고 자리에 올려놓고 싶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최고팀 감독과 동시에 선수와 소통하는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선수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한때 선수들에게 ‘마녀’라고 불릴 정도로 냉정하고 차가웠다. 예전에는 강함만을 추구했다면 지금은 부드러움에서 강함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선수와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

다”고 설명했다.

올해 소프트볼팀의 목표는 전국체전 우승이다.

소프트볼팀은 포지션별 선수 보강을 통해 한층 더 강한 전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올해 취약 포지션에 선수를 보강했고 특히 투수진이 강해져 팀의 전반적인 전력이 강화됐다”며 “강한 투수진을 보유하게 되면 타자는 자연스럽게 투수의 빠른 공이나 다양한 구종을 접할 수 있어 기량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엘리트 체육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학교 스포츠클럽이나 생활체육을 활성화해 어린 학생이 소프트볼이라는 종목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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