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승남 중부본부 부국장대우
▲ 신승남 중부본부 부국장대우
신승남

중부본부 부국장 대우

구미시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활성화다.

물론, 경제활성화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관심사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총선 후보들이 선거때마다 들고나오는 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약들이다.

구미도 다르지 않다.

한 때 산업도시로 전국 수출의 12% 이상을 차지했던 구미는 최근 대기업의 국내·외 이전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구미경제 침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으로 보수의 성지처럼 여겨졌던 구미시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것.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시의원도 역대 가장 많이 당선됐다. 결과에 시민들은 물론, 당선인들조차 놀랐다.

이같은 이변의 원인이 무엇일까.

아마도 경제 활성화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 때문일 것이다. 힘있는 여당만이 가라앉고 있는 구미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선거유세에 나섰던 홍영표 의원은 “구미에 예산 폭탄을 쏟아 붓겠다”는 희망찬 약속을 했다. 장세용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시장)도 ‘경제 회생을 위해 힘있는 여당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보수 후보만을 선택해 왔던 구미시민들은 구미경제가 쪼그라들면서 보수에 대한 지지를 걷고 ‘힘있는 여당’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 구미 경제는 어떤가.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몇몇이나 장세용 시장 지지자 일부만이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할 것이다. 시민들의 희망과 기대는 실망과 좌절로 바뀐지 오래다. 구미가 달라졌다고 아무리 항변해도 경제지표를 바꿀 순 없다.

지난해 말 구미시의 수출실적은 247억2천만 달러다. 장 시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7년 말 283억1천800만 달러에 비해 대폭 줄었다.

수출이 줄다보니 고용도 크게 줄었다. 2017년 말 9만5천153명이던 구미국가산업단지 근로자수는 지난해 말 8만4천274명으로 1만800여 명이나 감소했다. 덩달아 인구도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구미시 실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 5.4%에 달했다.

구미시민들에게 큰 희망을 줬던 ‘구미 일자리사업’은 아직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2019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던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은 체결 이후 2년여가 다 돼가지만 착공은 고사하고 정부에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LG화학측이 좀 더 나은 공장을 짓기 위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찮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죽했으면 지난 247회 구미시의회 임시회에서 국민의힘 권재욱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일자리 사업을 ‘희망고문’이라고 했을까.

현재 구미의 경제는 장 시장 취임 전보다 나아진 지표가 하나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한 시의원은 구미시의회 개원 초기 상임위에 출석한 한 공무원에게 “세상이 달라졌는 데 아직도 업무처리를 이렇게 하냐”고 쏘아붙였다.

과연 시민들도 세상이 달라졌다고 느낄까.

시민들이 생각하는 ‘달라진다는 것’은 ‘살기 좋아졌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삶이 더 팍팍해진 시민들의 입장에선 ‘세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정권이 달라진 것’일 뿐이다.

사실 구미경제의 침체는 장 시장이 취임하기 10여 년 전부터 시작했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대기업들의 ‘탈 구미’에 방아쇠를 당겼다.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옮겨가고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코닝정밀소재라는 이름으로 구미에 있던 시설을 천안 탕정으로 이전했다. 물론, 많은 협력업체들과 근로자들도 구미를 떠났다.

장 시장이나 더불어민주당 시·도의원 입장에선 억울한 감이 없지 않을 것이다. 나빠질대로 나빠진 구미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에 책임을 전가하기엔 구미경제가 지금 너무 어렵다. 장 시장 만큼이나 시민들도 구미의 위기를 잘 안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 시장을 선택했던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라도 힘있는 여당 단체장이면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장 시장은 자신을 지지했던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경제회생을 위한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놓고 혁신적인 기업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 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도·시의원들은 ‘세상이 바뀌었다(살기 좋아졌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증명해야 다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