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맛으로 대기업과 ‘맞짱’, 매출 폭풍 성장||동궁과 월지 등 지역 친화 디자인 선

▲ 별맥 CEO 이형우(34)씨가 별맥 맥주 양조장에서 자사 제품들을 앞에 놓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별맥 CEO 이형우(34)씨가 별맥 맥주 양조장에서 자사 제품들을 앞에 놓고 환하게 웃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해외 글로벌 기업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맥주 시장에서 차별화된 디자인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영역을 넓혀 가는 지역 기업이 있다. 바로 ‘별맥’이다.

별맥은 창립 2년째를 맞은 경북 경산의 신생기업이다. 2019년 대구·경북지역 이마트 15개 점포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이마트 70개 점포 등 100여 곳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별맥호를 이끄는 젊은 CEO 이형우(34)씨는 소싯적 주위에서 알아주는 주당이었다고 한다. 주종을 가리지 않고 섭렵했던 그는 2014년 대구 수성구의 한 수제 맥줏집에서 먹었던 ‘신선한’ 맥주 맛을 잊지 못해 그대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별맥이라는 이름은 별맥 본사가 밤에 별이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고,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맥주를 만들고 싶은 이 대표의 바람이 담겼다.

별맥의 역사를 거론하면서 대구경북디자인센터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회사 네이밍부터 제품, 디자인, 트럭 라벨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 별맥의 맥주 라인업. 동궁과 월지, 경주석빙고 등 지역 친화적인 라벨이 시선을 끈다.
▲ 별맥의 맥주 라인업. 동궁과 월지, 경주석빙고 등 지역 친화적인 라벨이 시선을 끈다.


디자인은 레드오션인 맥주시장에서 별맥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다.

330㎖의 아담한 맥주병에 여성 취향적인 색상의 라벨을 선택, 고객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특히 동궁과 월지, 석빙고 등 지역 친화적인 제품으로 친근감을 준다. 입소문이 퍼져 별맥의 병만 따로 수집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품질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 재료들도 아낌없이 쏟아 넣었다.

가격이 비싸 일반 맥주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고급 맥주 재료 ‘홉’을 넣어 맥주의 향과 맛을 살렸다. 맥아(몰트, 싹튼 보리)도 거래처를 확보,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수제맥주 생산이 가능해졌다.

특히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효모 맛을 살려냈다고 귀띔했다. 일반 기업의 경우 맥주의 보관성 향상을 위해 효모를 필터링(제거)하는 작업을 거치지만, 별맥은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린다. 다양한 효모의 활용으로 캐러멜, 과일 향 등 색다른 맛의 맥주도 느껴볼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 내 농산물인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의 껍질을 활용해 개성 있는 지역성을 입힌 맥주 양조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표는 신생기업이라 상품성에서 벗어난 다양하고 신선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맛과 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매출 2억 원을 기록, 신생기업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던 별맥은 올해 두 달 만에 작년 매출의 2배인 4억 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억 원이다.

이형우 대표는 “소주는 ‘참소주’, 막걸리 하면 ‘불로 막걸리’가 있지만 맥주의 경우 마땅히 떠오르는 지역 브랜드가 없다. 대구 하면 별맥이 떠오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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