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서부 사막을 우회해 바그다드로 진군중인 미군의 폭격으로 이 지역 민간인들이 커다란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바그다드에 체류하다 30일 서부 사막을 통해 요르단에 입국한 반전 평화 운동가들은 자신들이 지나온 도로상에서 수차례 폭격 흔적을 목격했으며 루트바라는 마을에서는 병원까지 폭격으로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라크평화팀 소속의 미국인 대학생 조나단 윌슨-하트그로브(22)는 “오는 도중 폭격으로 불에 탄 20여대의 차량을 지나쳤다”며 4대는 이라크 탱크와 다른 군용 차량이었으나 나머지는 버스와 구급차 등 민간 차량이었다고 전했다.

루트바 도로상에는 불에 탄 탱크로리가 버려진 채 방치돼 있었으며 건물과 통신 시설뿐만 아니라 병원까지 폭격에 파손됐다고 이들은 밝혔다.

영어를 구사하는 한 이라크 의사는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데려갔으며 “왜 미국인들이 우리 아이들의 병원을 폭파했냐”며 따져 물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병원 근처나 루트바 다른 곳에서 이라크군의 존재를 목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에서 이처럼 민간인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많은 미국 시민들은 이번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걸프 지역에 해군 아들을 보낸 메리 싱글테리(60)는 이날 뉴욕 맨해튼 8번가에서 “나는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뿐이다”며 “그러나 아들이 부디 무사하기를 바란다”

뉴저지 주 출신의 조지 아로세리어(57)는 “나는 이번 전쟁이 두럽다. 우리가 계속해서 싸운다면 아마도 테러리스트들이 여기로 돌아올 것이고 우리는 미국에서 이들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미국에 이민자로서 살고 있는 힐다 나바로(70)는 “우리는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당장(이번 전쟁을)멈추라’고 말하고 싶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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