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참사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대규모 진혼제가 6일 오후 2시30분부터 사고현장인 대구시 중구 남일동 지하철 중앙로역 일대에서 열렸다.

실종자가족대책위와 (사)사물놀이 한울림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봄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도 사물놀이패와 실종자가족,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이 백두산 천지의 물을 사고현장인 중앙로역 지하 3층승강장에 뿌리며 참사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도 했다.

실종자유가족대책위원회 윤석기 위원장의 인사말과 청혼굿으로 시작된 진혼제는 죽은이들의 영혼을 부르는 진도 씻김굿보존회의 넋맞이,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타악연희과 학생들의 축원 및 승무 순으로 진행됐다.

윤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이 땅에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한다”며 “이 행사가 희생자들의 영혼과 가슴속에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유가족들의 한을 씻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문화재 안숙선씨가 이태백씨의 북장단에 맞춰 진혼시 ‘고이 가시옵소서’를 시창하고 김덕수씨를 포함한 사물놀이 한울림예술단과 난장컬쳐스무용단이 함께 꾸미는 ‘달구벌의 울림’무대, 명지대학교 무용과 이경화 교수의 ‘살풀이’도 이어졌다.

진혼제는 죽은 영혼의 부정(不淨)을 씻어 극락왕생하게 하고, 자손의 복을 비는 진도씻김굿보존회의 씻김굿으로 막을 내렸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진혼제를 지켜봤고 일부 유가족들은 무대 위에 마련된 제단에 올라 잔을 올리며 오열하기도 해 시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편 8일 지하철참사 시민사회단체대책위는 ‘희생자 추모 3차 시민대회’를 사고현장인 중앙로 일대에서 연다.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시민, 시민·노동단체, 학생 등 2천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기자 s018@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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