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화재참사와 관련 실종자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인재(人災)로 인한 대형참사가 두 번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로역 사고현장을 영구히 보존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일부 실종자 유가족들은 지하철참사가 마무리되면 대구시와 지하철공사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고현장을 깨끗이 청소할 것이 분명하다며 중앙로역내에 추모비 건립과 현장보존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실종자 유가족 윤석기 위원장은 “중앙로역 전체를 보존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중앙로역 출입구 한곳과 지하 1층 유가족 대기소, 지하2층 매표소, 지하3층 화재현상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필요하다”며 “조만간 중앙지원단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와 대구시는 시신조차 찾지 못한 대부분의 실종자 유가족들에게 덩그러니 추모비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현재 중앙로역에 게재되어 있는 수백건의 실종자 게시물들을 한 곳에 모아 둬 더 많은 국민들이 이곳을 찾아 참배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시민사회단체 대책위 관계자도 “대구시는 중앙로역 참사현장을 부끄럽다며 조속한 원상복귀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영구히 보존해 후손들에게 안전불감증과 인재로 인한 참사가 얼마나 위험하고 비참한지를 보여주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부 서효정(35·)씨는 “중앙로역의 시커먼 벽면과 그곳에 게시된 실종자사연, 추모의 글과 국화꽃을 볼때면 지금도 숨진 이들의 절규가 들리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프다”며 “그러나 또 다시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그대로의 비참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하철 참사이후 중앙로역에는 사고 현장을 찾아 억울하게 죽어간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금까지 수십만명에 이르는 국내외국인들의 추모 행렬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다.

임 호 기자 tiger35@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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