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될만한 건 없애라` 지시

발행일 2003-03-03 20:08:1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지하철 방화참사사건과 관련 지하철공사 직원들이 사고당시의 녹취록을 조직적으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을 수사본부는 3일 지하철공사 직원들이 사고당시 기관사와 운전사령간의 유∙무선 교신 내용을 기록한 테이프 녹취록 조작을 조직적으로 공모했으며 구체적인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사고발생 직후 종합사령팀장인 곽모(50)씨 등 종합사령팀 직원 3명과 감사부 안전방제팀장 김모(42)씨 등 감사부 직원 3명 등 모두 6명이 공모해 녹취록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곽씨가 당시 부하직원들에게‘문제가 될 만한 것은 없애라’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따라 경찰은 2개 부서가 녹취록 조작을 공모한 사실로 미뤄 윤진태(63) 전 사장 등 경영진과 고위간부들이 조작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날 오전 윤 전 사장 등을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녹취록 조작을 공모한 곽씨 등 6명에 대해 구체적인 역할을 밝혀낸 뒤 증거인멸 및 교사 혐의 등을 적용, 사법처리키로 했으며 윤 전 사장 등 경영진과 고위간부 등도 혐의가 밝혀지는 대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한 윤 전 사장에 대해 정원보다 100명 가까이 줄어든 인력 운용과 관련, 지하철공사 최고책임자로서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와 화재경보 장치 등 관련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거나 점검했는지 등 지하철 사고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 여부에 대해서도 추궁 중에 있다.

이와함께 경찰은 이날 검찰로부터 보강수사가 재지휘된 1080호 기관사 최모(34)씨와 중앙로 이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대구지하철 방화사건 수사본부는 4일 이번 방화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브리핑을 실시한다.

이주형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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