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못갚는 신용불량자가 급증해 300만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0만6천명이 새로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전체 개인 신용불량자는 274만1천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용불량자 급증의 주범은 역시 신용카드였으며 작년 연말 갑작스런 카드 한도축소와 경기 둔화 여파로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 신용불량자 사상최대 증가

지난달 신규 신용불량자 수는 월 단위로 사상 최대인 10만6천명이다. 기업들이 무너지고 실직자가 쏟아진 외환위기 때도 8만명을 넘지않은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신규 신용불량자는 작년 8~10월 7만1천~7만3천명으로 늘어난 뒤 11월과 12월에는 4만4천명, 6만2천명으로 주춤했으나 지난달 폭증했다.

이에따라 전체 개인 신용불량자 수는 274만1천명으로 불어 상반기중 3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신용불량자는 작년 7월1일 등록기준 상향조정 등의 제도변경으로 225만9천명까지 줄었으나 다시 꾸준히 증가하며 ▲9월 245만5천명 ▲10월 252만8천명 ▲11월 257만3천명 ▲12월 263만5천명으로 매달 사상 최대기록을 갈아치웠다.

◆ 20대 여성 신용불량자 급증

20대 여성 신용불량자는 22만3천명으로 전달보다 1만4천명(7.1%)이나 늘어나며급증세를 지속했다.

20대 전체 신용불량자는 51만7천명으로 2만9천명(6.0%) 증가했고, 30대와 40대이상은 79만4천명, 142만4천명으로 각각 3만4천명(4.5%), 4만2천명(3.08%) 증가했다.

금액별로는 1천만원 이상 거액 신용불량자 비중이 49.5%(135만6천명)로 전달의49.1%보다 조금 높아졌다.

◆ 신용카드가 주범

지난달 신용카드 관련 신규 신용불량자는 무려 9만2천462명으로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주범이었다.

신용카드 대금연체 관련 신용불량자는 59만4천명으로 전달보다 6만4천명(12.1%)늘었고 카드론 관련은 29만6천명으로 3만1천명(11.8%) 증가했다.

또 대금연체 및 카드론 관련 신용불량 등록 건수는 각각 58만6천건과 124만9천건으로 전달보다 13.4%, 13.9% 늘었다.

◆ 카드 돌려막기 ‘파탄’

신용불량자 급증은 작년 하반기 카드 한도 축소와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채무자들의 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별로 카드 현금서비스 한도 축소조치 등을 단행하며 돈 줄을 묶자 카드 돌려막기가 어려워졌고 경기둔화와 소비위축으로 장기 연체자가 증가했다.

신용불량자는 당분간 급증세가 이어져 상반기내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달 신규 신용불량자는 작년 10월 연체에 들어가 3개월 연속 돈을 못 갚은 사람들”이라면서 “카드 연체율이 작년 11월에 급등해 아직까지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신규 신용불량자는 더욱 늘 것으로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