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좋은 수술만 있을 수는 없다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의학 기술과 문명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과 종양이 예전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중년을 넘어서는 나이가 되면 누구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 같은 대사성 질환 하나쯤은 갖고 사는 것이 이젠 당연한 일이 된 셈이다.점점 늘어나는 이러한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보조적인 약물이나 건강 보조식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났다. 이 같은 약물이나 식품들이 환자의 수명을 늘리고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성형수술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그러다 보니 이로 인해 웃지 못할 사연들도 많이 생기는데, 특히 수술 중에 생기는 예기치 못한 일은 식은땀이 흐르기도 한다.실제로 얼마 전 한 중년 여성이 눈 수술을 위해서 병원을 방문했다. 작은 키에 약간 살집이 있는 통통한 체구였다.앞으로 진행해야 할 수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여러가지 의견을 나눈 다음 수술 날짜까지 결정했다. 환자 본인은 그 주에 수술하기로 마음 먹고 왔다고 했다.그런데, 평소에 먹는 약이나 다른 건강보조식품을 물어보니, 혈압약, 고지혈증약, 혈전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주변에서 평소에 먹어두면 심장을 보호하는데 좋다고 해 아스피린도 하루에 한 알씩 꾸준하게 먹고 있다고 했다.곧바로 처방한 병원에 연락해서 사용하는 약의 이름과 성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환자에서 “평소에 어디에 부딪치거나 하면 다른 사람보다 멍이 더 잘 들고 또 오래 가지 않나요” 라고 물어 봤다. 과연 약을 먹은 이후 몸 여기저기에 멍이 너무 잘 들어서 여름에도 짧은 옷을 잘 입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이 정도라면 적어도 가까운 시일 안으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 피부를 절개하고 지혈하는 과정에 피치 못하게 멍이 들면 일반인에 비해 멍이 더 많이 들 뿐 아니라 회복 속도도 늦어 고생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성형수술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밀리미터 단위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라 양쪽 눈의 멍이 조금이라도 다르게 들 경우에는 짝짝이 눈이 되기 십상이다.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한 경우라도 수술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약물은 1주일, 또 어떤 약물은 2주 정도 복용을 중단하고 수술하게 되면 붓기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정상적인 회복기간을 거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담당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서 끊을 수 있는 약과 그 기간을 정해서 약을 조절한 다음 수술 일정을 세우면 된다.상담 환자도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일정을 다시 세워 수술했다.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아서 그 여성은 보다 밝고 젊어진 얼굴로 다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약물 복용 등의 단계가 높아지면 수술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눈 밑 주름 수술을 위해 부인과 함께 내원했던 남성의 경우다.환자는 심근경색증으로 혈관 우회수술을 받아 혈전 용해제를 평생 복용해야 할 상황이다. 담당 주치의와 상의한 결과 약물 복용을 최대 5일까지 중단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혈관 수술 후 이제는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지만, 눈 밑의 처진 피부와 지방 조직을 이번 기회에 말끔하게 해결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주어진 5일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이 수술을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약을 중단한 지 이틀째 되는 날, 최대한 출혈이나 멍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수술을 진행하고 수술 부위에 출혈이 생겨 상처 내부에 고이지 않도록 배액관을 상처 부위에 넣어 고인 피를 빼내 줬다. 이런 수고 덕분인지 다행히 수술 부위는 큰 문제없이 잘 아물었고, 후유증 또한 전혀 생기지 않았다.수명이 증가하면서 누구나 한 가지씩 가지고 있는 성인병으로 심장이나 뇌혈관에 스텐트시술을 하거나, 뇌졸중이나 다른 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를 접하는 일이 이제는 드물지 않게 됐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 개개인의 의지와 함께 다양한 조건에 맞춰 약물복용을 관리한 후 수술스케줄, 수술과정을 세심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과거에는 불가능했을 수술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줄기세포 지방이식하면 된다는데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을 느낄 수 있던 때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덧 한 낮에는 뙤약볕에 땀이 흘러내리는 여름의 초입으로 들어섰다.중년 여성이 오후 진료시간에 찾아왔다. 그 나이대 여성들에 비해 비교적 날씬한 체구에 얼굴 군데군데 약간 주름진 모습이 있었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어 보이는 듯 했다.그런 그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꺼진 관자놀이와 볼, 그리고 팔자주름이었다.꺼진 부위는 자신의 지방 일부를 빼서 통통하게 채워줄 수 있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찾아왔다고 한다.지방을 뺄 수 있을 만한 아랫배와 허벅지에 살이 좀 있는지 물어보고, 간호사에게 확인하게 했더니 다소 마른 모습이라 빼낼 만 한 지방이 없어 보인다고 귀띔해준다.환자에게는 몸에서 뺄 만한 지방이 별로 없어 한 번 밖에 이식할 수 없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그랬더니 그 환자는 “요즘 지방을 줄기세포로 늘려서 이식하면 된다고 하던데 그렇지 않나”라고 반문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병원들이 많다는 말을 덧붙이면서…과거에는 카페나 블로그, 광고성 기사에서 정보를 얻고,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고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요즘 들어 다양한 개인방송들이 새로운 시술이나 수술법이라면서 여러 가지 내용을 여과없이 내보내곤 한다. 심지어 집집마다 방송되는 케이블 방송에 가장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홈쇼핑과 건강, 의료상담 방송이다. 그러나 실제로 방송에서와 같이 시술되는지, 또 검증된 사실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아무리 줄기세포로 배양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지방이 있어야 시술이 가능하다. 주사기 하나 정도의 양으로 수십 혹은 수백 배로 양을 늘릴 수는 없다.그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는 된다는데, 왜 여기서는 안 되냐는 말을 남긴 채 돌아갔다. 며칠 뒤, 전화기 너머로 그 환자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줄기세포를 전문으로 한다는 병원 한두 군데를 방문해 상담을 해봤는데, 어느 병원도 자신 있게 시술 할 수 있다는 말을 명확하게 하지 않더라고 했다. 진료실에서 나와 함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질문해 봤더니 시술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고 했다.결국 그 환자는 지방이식에 대한 기대를 접고, 다시 찾아왔다. 논의 끝에 뺄 수 있는 지방을 최대한 채취하고 나머지 모자란부분은 보형물과 필러로 대신하는 시술을 진행하기로 했다.수술 당일, 아픈 것이 가장 두렵다는 환자의 부탁대로 수면마취와 국소마취로 수술 부위의 통증을 최대한 줄여준 다음, 복부, 옆구리, 허벅지에서 최대한 안전한 범위 내에서 지방을 빼냈다.빼낸 지방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정제해서 준비해 둔 다음, 먼저 깊이 패인 팔자주름 부위를 보형물을 넣어 메꿨다. 그 뒤 남아 있는 팔자주름과 볼살, 관자놀이는 미리 채취해 뒀던 지방으로 메웠다.며칠 뒤 실밥을 빼던 날, 이식한 부분의 모양이 잡히면서 패여 있던 부분들이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모습의 환자를 마주했다. 꺼진 곳이 절반 이상 메워지고 펴지면서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모습에 함께 온 지인도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나니 안심이다.살짝 처져 주름이 남아 보이는 부분은 다가오는 가을, 주름을 당기는 수술로 교정해 주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환자는 돌아갔다. 주름을 당겨주고 나면, 적어도 몇 년은 젊어 보일 것이라 이야기해줬다.우리 주변을 떠도는 수많은 부정확한 정보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다. 얼마나 믿고 신뢰할 만한 정보인지, 진실과 가짜를 스스로 구분해서 판단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기가 된 것 같아 씁쓸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꺼진 눈도 다시 보면…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한낮에는 뜨거운 햇살과 더운 공기가 땀방울이 맺히게 하는 봄 날이다. 창밖으로는 푸른 신록이 흐드러지게 돋아나고 있고, 봄을 맞아 피어오른 꽃봉오리에서는 꽃가루가 흩날리고 있다.그렇게 봄이 흐르던 어느 날, 몇 년 전 내게 수술을 받았던 지인의 소개로 모녀가 찾아왔다.나이가 지긋한 어머니를 모시고 중년의 딸이 함께 온 것이다. 이 나이가 되면 눈꺼풀 처짐이 다들 공통의 관심사다. 그런데 이 모녀에게는 다른 걱정이 있는 모양이다.눈썹 바로 아래, 눈꺼풀이 푹 꺼져 있는 것이다. 젊었을 때, 눈이 예쁘다는 말을 듣고는 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눈이 점점 꺼져 들어갔고, 잔주름도 늘어가면서 지인들로부터 어디 아픈 데가 있느냐는 소리를 자주 듣게 돼 상담하러 찾아온 것이다.“누굴 닮아 이런 모양인지 모르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함께 온 딸에게도 그런 모습이 약간 보이는 듯하다. 혹시 친척 중에 이런 모양의 눈을 가진 분이 계신지 물어봤더니, 어머니의 이모라는 분 역시 그런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얼굴 모양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적인 것이라, 아마 집안내력일 가능성이 가장 많습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한 가족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나쁘게 생각할 것 만은 아닙니다. 다만, 너무 심하다면 약간 교정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안심 시켜드리고 교정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나이가 들면서 눈의 노화가 진행되는 모습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피부가 두꺼운 사람인 경우에는 눈꼬리부터 처짐이 시작되면서 눈뜨기가 힘들고 눈의 가장자리가 짓무르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런 경우에는 쌍꺼풀 수술을 하면서 눈꺼풀 지방을 제거해 무게를 줄여주고 눈을 뜨기 쉽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다른 하나의 형태는 얼굴 부위의 살이 빠지면서 눈 주위의 조직이 퇴화하면서 생긴다. 눈꺼풀을 당겨주는 근육 역시 지방으로 퇴화하면서 눈꺼풀과의 연결 부위도 느슨해져 눈 안쪽으로 당겨져 들어가는 형태이다. 눈썹 아래 눈이 안으로 쑥 들어가면서 눈꺼풀도 같이 들려 올라간다. 그래서 눈이 작은 것은 아닌데, 잔주름이 많이 생기고 어딘지 모르게 아파 보이는 인상으로 변하는 것이다.상태가 좋아질 수 있을지 물어보는 모녀에게 어떻게든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대답을 하고 처진 눈썹을 당겨 올리고, 쌍꺼풀을 다시 만들면서 꺼진 눈을 채워주는 수술을 하기로 했다.수술 당일, 눈썹을 들어 올리면서 주변의 주름을 해결하기 위해 피부와 조직들을 제거했다. 마침 문신이 돼 있는 눈썹 아래 부분을 꼼꼼하게 봉합을 해서 흉터가 눈에 띄지 않게 맞췄다.다음은 눈꺼풀 차례. 젊었을 때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라인을 찾아 절개를 한 다음, 눈꺼풀 당김근을 찾아 느슨해진 연결 부위를 다시 단단하게 보강해 줬다. 그 윗부분의 꺼진 눈을 어떻게 메울까 고민하다 눈꺼풀을 당겨 올리면서 떼어낸 조직의 아랫부분 속살을 꺼진 부위에 이식해 주기로 했다.복잡한 수술 과정이었지만 모두 눈 안쪽이라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게 눈 안쪽을 마무리했다. 수술 도중 여러 차례 눈을 뜨는 데 이상은 없는지, 좌우가 같은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나서 수술을 모두 마쳤다.모든 수술과정을 마치고 꺼져 있던 눈이 다시 도톰하게 변하면서 눈의 모양도 달라져 어색해 하는 환자에게 “젊었을 때 눈으로 되돌아가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부기와 멍이 빠지면서 자연스러워지면 한결 좋아질 것”이라고 안심 시켜 줬다.실밥을 빼던 날, 한결 자연스러워지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모녀는 수술 결과에 만족하는 모양이다. “이제 더 이상 어디 아프냐는 말을 듣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그간의 불편을 위로했다.함께 온 딸이 “나도 엄마처럼 눈이 쑥 들어가면 선생님 찾아 올께요”라는 말을 남기고 두 사람은 기분 좋게 병원을 나섰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딸이 엄마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병원 문을 열고 들어 올 날을 기다린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 젊어지고 싶은 마음

이동은리즈성형외과원장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봄이다. 바야흐로 신록은 짙게 물들어가고, 꽃망울이 색색으로 피어난다. 그러나 아직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느라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봄을 마음껏 즐기기에는 걱정부터 앞서는 한낮이다.봄 햇살을 뚫고 이마와 눈가 주름이 고민이라는 60대 중반의 여성 환자가 찾아왔다.눈꺼풀이 처지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눈가 피부가 짓무르는 느낌이 들어 안과 진료를 받았더니 피부 노화로 어느 정도 의술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는 말을 들었단다.수술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이 생겨 여러 날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여러 경로로 수소문도 해보고 주변 친구들에게 확인해 본 결과 처진 눈꺼풀을 잘라내고 쌍꺼풀을 만들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지만 수술하고 난 후 인상이 너무 무섭게 변해서 다들 손사래를 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한 번 수술하고 난 후 반년 혹은 1년씩 연락 두절 상태로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자기도 걱정이 앞서고, 계모임이나 다른 모임에서 지인들이 수술한 걸 곁눈질로 쳐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그러면서 눈이 더 침침해지고, 힘들어지기 전에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서 수술을 결심했다면서 수술 후 결과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자신이 봐도 낯설고 어색한데 다른 가족들이야 오죽하랴. 게다가 한참 귀여운 손주들이 자기를 무서워 멀리할 까봐 걱정이 앞선다고도 했다.의사로서 그런 고민을 들어온 지도 어언 10여 년, 하지만 어쩌랴, 어떻게든 해결해 줘야 앞으로의 불편함이 해결될 수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주하는 중요한 현실이 있다. ‘양손에 떡을 다 쥘 수는 없는 노릇.’인상 변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오래 가는 수술은 없다는 사실이다. 예뻐지면서 젊어질 수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수술 후 몇 달은 아무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으니 젊어지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겠고, 그 후 조금씩 자연스러워지면, 예뻐지지 않을까요”라는 말로 설득했다.나이가 있는 환자라 여러 가지 질환이 있는지, 평소에 먹고 있는 건강보조식품이 수술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수술 날짜를 결정했다.마취조차 겁을 내던 환자는 막상 수술대에서는 편안하게 수술을 마쳤다. 수술 후 “이렇게 아프지도 않고 편안할 줄 알았으면 진작 했을걸”이라며 수술 후 실밥을 뽑을 때까지 큰 불편이 없이 지내는 듯 보였다.실밥을 빼는 날, 이마 주름도 줄어들고 눈도 크게 잘 떠지는 것이 자못 신기했던 모양이다. 눈가를 짓무르게 하던 피부 처짐도 해결되면서 이제 보이는 것이 더 많아져서 불편함이 사라졌다는 말로 감사의 뜻을 전해왔다.아직 어색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젊어진 모습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예뻐질 일만 남았다는 덕담도 해 줬다.하긴, 수십 년 동안 조금씩 처져 불편함을 느낀 얼굴이 단 1시간 만에 교정됐으니, 수술을 하는 나 자신도 그런 변화를 느꼈는데, 당사자의 심정을 어떨지 짐작하고도 남는다.불편함이 사라졌으니 이제는 적응해야 한다고 설명해주는 것 만으로는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얼굴이 젊어지고 예뻐지는 변화를 지켜보라는 것이 차라리 솔직한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자신의 얼굴에 자신감을 갖고 싶고, 단점이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크던 작던 얼굴 전체의 인상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수술 전에 충분히 고려해 현명하게 변화의 범위를 결정하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겠다.

선풍기 환자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며칠 전 내원한 중년 여성 환자가 있다. 얼굴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마주 앉아 상담하면서 보니 조금 이상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비해 주름이 거의 없다. 자연스럽게 있어야 할 주름이 없고 얼굴이 통통하다. 얼굴 표정 주름 하나 없이 마치 두꺼운 석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 같은 얼굴이다. 피부를 자세히 보니 땀구멍이 커져 있고, 얼굴의 톤이 번들번들하다. 그리고 피부 아래쪽에 무거운 뭔가가 들어있는데, 그것이 아래로 처져 내려오면서 눈썹, 입술, 볼살, 턱선이 처져 있다. 얼굴에 이물질이 들어간 특징적인 얼굴이다.혹시 병원 아닌 곳에서 얼굴에 주사를 맞은 적이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머뭇거리던 그가 10여 년 전 아는 사람(보통 이런 경우, 항상 아는 사람의 소개로 싸게 맞았다고 한다. 그것도 자기만 특별히 싸게!!)에게서 콜라겐 주사를 맞았다고 한다. 자기만 구할 수 있는 일본제 수입(?) 콜라겐이라고 하면서.보통 1년에 5~10명 가량이 그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다. 처음에는 상태가 아주 좋았다면서 만족하게 지낸다. 심지어 효과가 좋다며 친구들에게 소개도 해가면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조금씩 딱딱해지기 시작하고, 땀구멍이 커지거나 더운 날씨, 혹은 사우나에서 주사 맞은 부위가 붉게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추운 날 외출하면 빨갛게 부어오르기도 한단다.그렇게 몇 년 더 지나면, 피부 아래쪽에 단단한 멍울(혹 같은 물체)이 생기고 이것이 아래로 처져 내려오면서 만져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상태가 더 심해지면 내원하는 것이다.이때쯤이면 얼굴에 대한 자신감, 자존감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을 잘 만나지도 않고 가족 간의 관계도 나빠지는 등 외톨이가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예전 TV에 보도된 ‘선풍기 아줌마’와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 요즘에도 이 같은 불법시술이 많다고 한다. 거의 대부분이 액체 실리콘이다. 이 액체 실리콘은 1960년대 혹은 그 이전에 함몰된 곳을 채우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되다가 문제가 많아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주사로 우리 몸에 들어오면, 액체 상태로 몸속에서 근육, 혈관, 신경 사이에 스며들어 덩어리처럼 굳어 버리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몸에 들어오면 100% 제거가 불가능하다. 피부에 스며들게 되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키고, 오랫동안 몸속에 노출돼 있으면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한다.이 액체 실리콘을 제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수술로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제거하는 것 뿐이다. 녹이는 주사나 먹는 약 같은 것은 아예 없다. 수술하다 보면 제거해야 할 덩어리 속에 신경, 혈관, 근육이 달라붙어 하나로 보이기 때문에 자칫 출혈이 심해지거나, 신경에 손상을 입혀 얼굴표정이 마비될 수도 있고, 제거 부위가 푹 꺼져서 재건 수술이 필요하기도 한다.그래도 환자를 맡은 의사는 의무를 다 해야 하기에 최대한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제거한다. 그래서 시간과 노력도 2배 이상 든다.수술을 마치고 나면 상처가 아물고 피부 안쪽의 상처까지 회복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이 과정이 힘이 많이 든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는 많은 비용을 들여 수술했는데 곧바로 좋아지지 않는다고 실망해 병원을 원망하기도 한다. 수술 전에 시간이 필요하고 과정이 힘들다며 여러차례 당부하며 다짐 받았던 이야기는 금새 잊어버리는 듯하다.이제까지 여러 환자들에게 이물질 제거 수술을 해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콧등에 주사를 맞은 지 1개월 만에 내원한 젊은 여자의 경우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주사 맞은 걸 알고 함께 찾아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제거수술과 재건수술을 해 거의 완전히 회복된 경우다.그 외에는 그다지 좋은 결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이물질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면역반응을 줄여주고 피부 처짐, 피부 반응을 줄여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어쨌든 이 같이 위험한 불법 시술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올 해에는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지방흡입만 하면 날씬해지지 않나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추운 겨울 동안 몇 겹씩 껴입던 두터운 옷들을 벗어 던지고 얇은 봄 옷으로 갈아입는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보기 좋은 날씬한 몸매를 가지는 것이다.TV나 인터넷 등 여러 다양한 매체에서 소위 몸짱에 대한 기사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또 쭉쭉빵빵한 몸매를 가진 사람을 닮고자 부지런히 몸을 가꾸는 게 자연스러운 트랜드가 돼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이제는 살찌고 뚱뚱한 사람들이 더 이상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이다.코로나로 인해 헬스클럽에 갈 수 없게 되면서, 집에서 운동하는 이른바 ‘홈트족’이 크게 늘어나고, 유튜브나 인터넷에서는 이에 관련된 다양한 운동 방법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넘쳐 나고 있다.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예쁘고 날씬한 몸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자산 중 하나로 인정받는 분위기도 한 몫 한 때문이라고 보여진다.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몸매를 가꾸기 위해 땀 흘리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운동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돼야 하는데,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서 효과를 나타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이것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아 문의하는 게 바로 비만약과 지방흡입수술이다.사실 비만약은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증폭시켜서 강제로 소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리 몸속 보일러의 가동 온도를 올려서 에너지 소비를 강제로 늘려주는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먹으면 살이 빠지는 것은 사실인데,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제법 커서 오래 복용할 수는 없다. 마약 성분도 들어 있어서 장기 복용하다가 정신과적인 문제까지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권할 만한 것은 아니다.2단계가 지방흡입수술이다. 지방흡입을 하고 나면 살이 다 빠지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또 병원마다 그렇게 광고하고 있다.우리 몸의 지방은 피부 바로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과 내장 속에 있는 내장지방 이렇게 두 가지가 있다. 그럼 지방흡입수술로 몸속 지방을 모두 다 제거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피하지방만 제거된다. 내장 지방은 내장 속에 있는 지방이라 복강을 열지 않고서는 제거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내장지방은 성인병과 연관돼 있어 우리 몸에는 더 나쁜 지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흡입을 아무리 해도 내장지방은 그대로인 것이다. 결국 이것을 제거하는 방법은 수술이 아니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또 지방흡입수술이나 비만약을 먹는 것 모두 우리 몸에 다른 변화가 함께 동반되지 않으면 어김없이 요요현상이 생긴다. 요요현상은 우리 몸이 갑작스런 변화를 겪으면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움직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약을 끊거나 수술 후 서서히 다시 예전의 살찐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특히 이런 현상이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시 살이 찔 때는 피하지방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내장지방이 늘어난다는 점이다.결국 피하지방을 줄이면서 동시에 내장지방도 줄여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체형관리에 가장 중요한 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식이요법과 생활 속의 운동이다. 결국 먹는 것보다 많은 양을 소모해야 한다는 뜻이다.사실 음식을 조절하는 것이 체형 관리의 3분의 2이다.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음식 조절에 실패하면 모든 게 허사다. 음식 조절은 약간의 지식이 필요한데, 일단 규칙적인 하루 세 끼 식사와 간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음식 종류도 가급적 굽거나 튀기고, 기름진 것을 피하고 찜, 담백한 음식 종류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시간 내서 운동하려 하지 말고 승용차보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 오르내리기, 점심 식사 후 운동 삼아 30분 정도 걷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몸의 움직임을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살을 빼는 데 왕도는 없다. 다만 평소 자신이 하던 편안한 생활을 조금 귀찮고 힘들고 번거롭지만 움직임이 많은 생활패턴으로 바꾸면 큰 힘 들이지 않고 건강하게 살을 빼고 유지할 수 있다. 그래야 요요현상도 예방할 수 있다. 비만약이나 지방흡입은 그런 마음의 자세가 돼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있다.

마루타가 되시겠어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며칠 전 병원으로 상담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으로부터의 전화였다.“원장님! 서울의 **성형외과 ***원장님이 15년 지속되는 주사를 개발했다는데, 이 병원에서도 맞을 수 있습니까?”“네? 그런 것도 있나요? 잘 모르겠는데, 어디서 들으셨습니까?”“유튜브에 그 분이 출연해서 그런 말씀을 하시길래 전화드립니다.”“그런 주사가 개발됐다는 이야기를 저는 들어본적 없습니다.” “네? 그 원장님 참 훌륭한 분 같던데…. 세계 3대 유명의사 인명사전에도 올라와 있다고 하던데 아닌가요?”“글쎄요~! 그런 주사가 아직 나온 게 없어서….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제 얼굴부터 하고 싶은데요. 그리고 사람마다 그런 게 가능한 경우도 있고,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단 병원에 나오셔서 상태를 확인하시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러자 알았다면서 전화통화는 끝이 났다.이런 종류의 상담은 전화 뿐만 아니다. 직접 찾아와서 상담을 할 때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서울의 모 병원에서 개발한 **쌍꺼풀, 주사 한 방으로 평생 동안 유지되는 **코 성형, 인체에 전혀 무해한 **주사요법으로 가슴을 키우는 시술 등 들어보지 못한 각종 수술들로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드는 경우도 많이 있다.만약 대답을 잘 해 주지 않으면, 이 병원은 오래 돼서, 혹은 원장이 공부를 안 해서 잘 모른다는 식으로 쏘아붙이고는 나가버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자세히 들어보면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수술을 이름만 바꿔서 광고를 한다던가, 아니면 아직 제대로 검증도 되지 않은 것을 부작용이 전혀 없는 신기술이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그럴 때마다 환자에게 꼭 해 주는 말이 있다. “아직 검증이 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조급하게 할 필요가 있나요? 마루타가 될 지도 모르는데….”사실 이런 꿈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수술, 시술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성형외과 의사들의 소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이라는 것은 때로는 지루하기까지 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단 개발되면 인체에 해롭지 않은지 검증을 해야 하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생기는지 확인 돼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15년 동안 지속되는 주사를 개발했다는 의사의 경력을 살펴보니 의사가 돼 병원을 개원한지 이제 5년도 되지 않았다. 그럼 자신이 15년 동안 유지되는지 확인도 해 보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런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결국 일단 주사하고 나면 몇 년 뒤에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럼 그걸 믿고 주사를 맞은 환자들은 어떻게 될까? 상식이 있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뻔한 결말이 보이는 이야기인데 이게 버젓이 사람들 사이에 그럴듯하게 통한다는 것이 더 쓴 웃음을 짓게 한다.케이블 방송 뿐이랴? 유튜브, SNS 등 수많은 소통수단이 발달하다 보니 요즘은 TV뿐아니라 인터넷에도 수많은 의사들을 볼 수 있다.아마 환자는 보지 않고 병원에서 자기 실력을 자랑해야 환자들을 많이 몰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환자보기 바쁜 의사들은 여기에 나갈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에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태는 아마도 의사들 사이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 아닌가 한다.그래서 세계3대 인명사전이니, 소비자 서비스 대상이니 하는 그럴듯한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다보면 광고회사들만 배불려 주는 현상도 자주 보인다.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믿을 만한 자격은 보건복지부에서 공인하는 의사 자격증과 전문의 자격증 밖에 없다. 왜냐하면 힘든 수련과정을 거치고 여러 단계의 시험을 거쳐서 선발하는 시스템이라 오로지 자신이 갈고 닦은 실력 이외에는 시험을 통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어쨌든 무분별한 과대·과장 광고가 난무하는 의료시장에서 제대로 진료에 임하는 의사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잘못된 의료정보로부터 소비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소통(疏通), 2021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환자들과 함께 하다 보면 삶의 모습들이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수술 후에도 여러 해 동안 좋은 일, 나쁜 일을 함께 겪으며 이것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여러 수술을 받으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여자 환자가 있다. 수술을 진행하면서 좋은 유대 관계를 가지게 됐고, 그래서 좀 더 복잡한 수술도 하게 됐다. 그런데 이 수술에 문제가 생겨 불행하게도 한 쪽 얼굴 신경 손상이 생겼다. 정말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 환자는 ‘여태껏 좋은 인연으로 잘 지내 왔는데, 살다 보면 나쁜 일이 어찌 없겠느냐’ 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 줬다.본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더 미안한 마음에 백방으로 치료 방법을 수소문해 몇 달 동안 치료를 계속했고 함께 경과를 지켜봤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경과는 좋아졌고, 이제는 서로 웃는 낯으로 볼 수 있게 됐지만,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치료하는 과정에 매일 아침마다 산에 올라 땀을 흘리면서 자신에게 닥쳐온 불행을 이겨내기 위해 용기도 내보고 마음도 다스렸다는 이야기에 참 많이 부끄러웠다.돌이켜 생각해 보면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환자와의 관계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처음 의사와 환자로 만났을 때부터 진심으로 상대방에 다가가고 성의 있는 태도로 신뢰를 쌓으면서 소통해 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환자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가장 성실하고 솔직하게 자신을 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또 다른 한 사람!다른 병원에서 수 년 전 쌍꺼풀 수술을 하고 우리 병원에 찾아왔다. 수술 후에 쌍꺼풀을 만든 조직과 피부 사이에 흉터 조직이 생겨 서로 붙어버린 환자다. 쌍꺼풀은 풀려버렸고 눈썹으로 눈을 뜨는 모양의 눈이 돼 있었다. 여기에다 볼살마저 처져 팔자주름이 깊이 패여 있는 것도 함께 해결해 달라는 이야기다.우선 쌍꺼풀 재수술을 진행하면서 붙어버린 조직을 힘들게 분리하고 쌍꺼풀 라인을 만들어줬다. 그런데 피부도 함께 늘어져 있어 이것까지 제거하려 하니 눈이 감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중에 피부가 늘어지면 다시 제거하기로 하고 쌍꺼풀 수술을 마쳤다. 볼살 처짐 수술도 함께 마쳤다.그렇게 수술을 마치고 나니 환자의 태도가 돌변했다. 수술 전 청약서를 작성하면서 모든 발생 가능한 문제점, 부작용 등과 함께 수술 후 치유과정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수술 했음에도 아랑곳 않고 온갖 불평불만을 늘어놨다. 수술 다음날부터 1개월 동안 10번도 넘게 병원에서 언쟁을 하게 됐다. 수술 후 나아가는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하루 종일 마스크에 안경을 쓰고 지낸다고 했다.인내심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중립적인 태도로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수술 전에 설명했던 대로 하나씩 다시 설명하면서 시간이 지나갔다. 그렇게 몇 달 지난 후 환자의 상태는 사전에 설명한 것처럼 점차 좋아지면서 태도가 누그러졌다.상담하고, 수술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겪다 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나의 지식과 기술로 수술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올리는 단순한 관계가 아니고, 서로가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인생을 함께 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이런 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말 한 마디다. 이것은 의사와 환자만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인간관계를 이끌어 가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소통의 요소이다.어떤 이는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진정한 소통을 하면서 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반면, 또 어떤 이는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악화 시키고 도리어 자신에게 불행을 초래하기도 한다.사소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 해 보고, 행동이 불러올 결과를 사려 깊게 예측해 본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 날 불행한 일들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 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함께 살아가는 현대인의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골든 타임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1주 전 눈꺼풀 주름 수술을 한 환자가 실밥을 뽑는 날 병원을 찾아왔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꺼내는 말이 “선생님, 왼쪽 눈꺼풀이 더 처져 내려왔는데, 지금 바로 조금만 더 째서 고쳐 주세요”라고 말한다.자세히 보니 한쪽 눈꺼풀이 조금 더 내려와 있었다. 아직 부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챠트를 살펴보니 환자의 눈은 양쪽이 조금씩 달라서(일명 짝짝이) 양쪽 쌍꺼풀의 높이를 서로 다르게 해 놓은 것이라고 기록돼 있었다.그래서 “네. 아직 부기가 덜 빠졌네요. 그리고 제가 수술하기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어머니 눈의 양쪽 높이가 조금 달라서 눈을 떴을 때 같아질 수 있도록 제가 서로 다르게 수술한다고 말씀드렸네요. 부기가 다 빠지고 자연스러워지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리는데, 그때까지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다가 다시 살짝 교정하면 될 것 같습니다.”그랬더니 주위에서 벌써부터 눈이 짝짝이라고 쑤근댄다면서 무조건 다시 고쳐야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아직 모양도 제대로 다 잡히지 않았는데, 만약 지금 고쳐드리고 나서 다음에 다시 짝짝이가 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고생만 더 하시게 될 텐데…. 원하시는 대로 결정하시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포기하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요즘들어 병원에서 재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가령 내가 수술하고 나서도 어떤 이유로 재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고, 또 다른 병원에서 수술하고 다시 우리 병원에 찾아와서 재수술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언제 재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재수술에도 골든 타임은 엄연히 있다는 이야기다.우선, 적어도 수술한 조직의 상태가 재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술한 조직이 첫 수술을 한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는 회복된 상태라야 한다.보통 수술 한 번 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피부를 모내기하기 좋은 ‘모내기 판’에 비유한다면, 수술 한 번으로 그 자리는 논이 된다. 그리고 수술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피부와 피하조직의 상태는 밭이 됐다가 결국 사막처럼 황폐하게 된다. 재수술은 힘들고 수술 후 멍이나 부기도 더 오래간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재수술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같은 부위의 재수술 횟수는 적을수록 더 좋다.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이전 수술의 결과가 어느 정도 안정돼 있어야 한다. 특히 눈이나 주름 수술, 체형 교정수술이 그런데, 이러한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한 부위나 그 주위의 조직들이 이 수술로 인해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런 변화들이 다 이뤄져서 더 이상 변하지 않을 때까지는 기다려줘야 한다. 그래야 최종적인 수술 결과를 판단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교정이 됐는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 수술이나 주름 수술 같은 경우는 최소한 1년 이상 지나야 자연스럽게 보인다고 하는 이유다.요즘 어디서나 골든 타임을 이야기하는데, 재수술의 골든 타임을 이야기하자면, 일단 마지막 수술 이후 최소 6개월 정도가 지나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에 관계없이 신속하게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이물질이나 몸에 해로운 불법성형을 한 경우는 이것을 확인하는 대로 바로 제거해 주고 재건수술을 해 줘야 한다. 또 보형물을 넣었는데, 이것이 겉으로 튀어 나오거나 튀어나오기 직전인 경우도 바로 제거하고 다른 자가 조직으로 재건해줘야 한다.또 한 가지는 수술 후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도록 장애가 생긴 경우이다. 예를 들어 눈밑 주름 수술 후 눈꺼풀이 뒤집혀서 눈을 제대로 감을 수 없어서 눈의 기능이 손상될 가능성이 생겼을 경우 같은 때이다.이러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재수술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 환자와 충분한 정보교환을 해서 수술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 회복과정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칠전 쌍꺼풀 액을 너무 많이 바른다고 걱정하는 어머니를 따라온 갓 고등학생이 된 딸의 쌍꺼풀 수술을 했다. 일생 처음 수술하는 환자의 눈꺼풀에 조심스럽게 피부 절개를 하면서 나는 속으로 되새겼다. 처음하는 절개가 마지막 수술이 되기를…. 부디 재수술하는 일이 없기를….

양악 수술까지 했는데, 나이 들어 보여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지난 한 해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로 연말 분위기도 제대로 나지 않던 12월 어느 날, 스산한 바람을 뚫고 한 중년 여성이 병원을 찾아왔다.평소에 미적 관심이 높고 미용성형에 대한 정보도 풍부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웬만한 성형수술에 대해 정보는 모두 알고 있는 것 같던 그녀에게 고민이 생겼다고 한다.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안으로 보여 지인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입이 조금 나와 있는 돌출입이라고 생각했단다. 자신의 얼굴에 서 1%부족함이 바로 그것 때문이라는 생각에 꽂혔다는 것이다.곧바로 교정치과에 가서 치아교정까지 했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튀어나온 잇몸 뼈를 감추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양악 수술까지 하게 됐다는 이야기다.그 힘들다는 양악 수술까지 받고 나서, 몇 달 동안 부기와 멍 때문에 고생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여기던 돌출됐던 입이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는 한동안 만족해하면서 잘 지냈는데, 그 후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한다.얼굴 모양이 오히려 밋밋해지고, 볼살이 처져 내려오면서 팔자주름도 깊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입술모양이 조금 변했는데, 윗입술이 얇아져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되면서 인중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수술하고 나서 오히려 나이가 더 들어보이게 됐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주위 사람들도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예전 얼굴이 훨씬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다.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힘든 수술을 했고, 치아교정까지 마쳤는데, 오히려 얼굴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현재의 상태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궁금해서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수술 전의 모습을 보니 그다지 나쁘지 않은 모습이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양악수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워낙 양악 수술에 대한 광고, 그리고 방송에서 양악 수술을 받은 연예인들이 많이 나와서 아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다 보니 양악수술이 마치 쌍꺼풀 수술 같이 아무나 할 수 있는 흔하고 쉬운 수술로 인식이 돼서 나도 참 난감할 때가 있다.어쨌든 기왕 수술을 해 버린 터라 이것을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니….그의 얼굴 모습에 변화가 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약간 튀어나온 잇몸 뼈가 얼굴 부분 중 입술과 인중, 볼살을 살짝 들어 올려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뒤로 후퇴시켜놓고 보니 들려 올라가 있던 볼살이 처지고 인중과 입술이 입 속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팔자주름은 더 깊어지고 입술이 얇아지는 현상이 생겼던 것이다.즉 뼈의 모습은 바꿀 수 있었지만, 뼈 수술을 하고 나면 남아 있는 피부과 근육조직도 함께 해결해 줘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 하겠다.처져 내려온 인중과 윗입술의 모습을 자세히 진찰했다. 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어보라 하니 크게 웃어도 위쪽 치아가 제대로 다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미소를 지을 때 위쪽 치아가 충분히 보일 수 있도록 정확히 예측해서 인중의 길이를 줄여주기로 했다.이울러 밋밋하게 된 볼살 부위에도 간단하게 필러를 주사해서 전체적으로 어려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수술은 순조롭게 진행이 됐고 정확하게 균형 잡힌 정상적인 얼굴의 모습이 됐다. 1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이제 수술하기 전의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인중의 길이가 짧아지고 입술도 도톰해졌다. 팔자주름도 완화되고 볼살이 통통한 모습이 되면서 몇 년 더 젊어진 모습이 된 것 같다면서 환자는 나보다 더 좋아했다. 아마 수술 후 상처를 입었던 자존감이 회복되면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다시 생긴 듯 했다.얼굴 전체의 모습도 좋아졌지만 밝고 건강하게 미소를 지을 때 윗 치아가 입술에 가려지지 않고 깨끗하게 보여서 다시 매력적인 모습이 된 것이 나도 기분이 좋았다.성형이나 교정, 양악수술을 생각할 때는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어느 한 곳만 생각해서는 안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얼굴 전체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즉 나무 한 그루만 보지 말고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수술 후에도 균형이 잡힌 자신만의 얼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팔뚝에 새겨진 마음의 상처

이동은리즈셩형외과 원장 송구영신을 기원하는 2020년의 마지막 날, 코로나19 3차 확산에다 옷깃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은 한 해를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좀처럼 온기를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오가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든 동성로 거리가 한층 더 적막해 보이던 날 낯익은 젊은 여성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지난 10월에 수술을 받고 열심히 치료 중인 환자다.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발그레한 볼에 부끄러운 표정으로, 단추를 꼭 채운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며 이런 흉터도 좋아질 수 있겠느냐며 간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질풍노도의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던 것인지, 가로 세로로 하얗게 새겨진 흉터였다.젊은 시절, 손목이나 다른 부위에 상처를 내고는 그 아픔을 느끼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방황의 흔적이라 짐작된다.손목에 생긴 상처만큼 마음속에도 패인 흔적이 남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갔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서 보니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지금까지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만나곤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럽고 속 깊은 말을 하는 환자들을 보고 있으면,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는 멀었다는 자조감을 느끼곤 한다. 어릴 적부터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어보고 이겨낸 사람의 내공을 제대로 느낀 셈이다.그 마음을 이해해 주고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라도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나의 의무가 된 셈이다.손목과 팔뚝의 상처를 자세히 봤다. 몇 군데는 실처럼 보이는 흉터가 있고, 한두 곳은 깊은 상처가 되면서 나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지, 벌어져 있는 모습이 보기에도 흉했다.숨기고 싶은 흔적이고 타임머신이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겠지만, 한 번 생긴 상처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결국 현실적인 목표를 만들고 여기에 기대치를 맞춰야 후회를 덜 하게 될테니.흉하게 벌어져 있는 흉터는 제거하고 다시 실선처럼 봉합하고 나머지 흉터는 주위 피부와 비슷한 모양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레이저 치료를 하기로 했다.마취를 하고, 뽀얀 살에 흉하게 벌어진 흉터를 꼼꼼하게 잘라내고 속살부터 한땀 한땀 봉합했다. 행여 손을 움직이다가 다시 벌어질까,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반깁스를 만들어 붙였다.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흉터가 치유되는 기간 동안 움직임을 줄여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실밥을 빼던 날, 지렁이 같아 보이던 흉터가 실선처럼 변하게 되자 신기하게 쳐다보던 환자에게 방심하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니 당분간 깁스를 유지하면서 지켜 보기로 하고 레이저 치료를 시작했다.오늘이 2개월째 접어드는 날, 흉터가 좋아지는 만큼, 마음속 상처도 함께 치유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깁스 푸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성형외과에는 상처를 지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팔뚝에 그은 상처, 어릴 적 다친 얼굴이나 몸의 상처, 언청이 수술 후에 생기는 상처, 화상으로 생긴 상처 등 수많은 흉터를 치유하기 위해 찾아온다.환자를 인터뷰를 해 보면, 다친 순간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상처로 인해 견뎌야하는 커다란 짐 하나가 늘 어깨위에 올려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단순히 흉터만 바라볼 것이 아니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마음 속 흔적들을 함께 찾고 흉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 그래야 수술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정한 다음, 자신의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에 맞출 수 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흉터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한 부분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2020년의 마지막 날, 우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코로나19’라는 주제로 귀결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당당하게 해 나가는 새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웃음을 되찾기까지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옷깃에 스며드는 찬바람과 가로수에 연말 장식, 비록 코로나로 스산하기까지한 거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제 2020년도 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연말이 되면, 나와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환자들을 떠올려보게 되는데, 얼마 전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을법한 환자를 만났다. 부인과 함께 찾아온 중년의 남자 환자였다. 진료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에 마치 두꺼운 석고 팩을 하나 얼굴에 얹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얼굴 표정 역시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없이 필자를 정면에서 바로 보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붉은 빛을 띠는 피부, 아래쪽에 얇은 실핏줄이 비쳐 보이는 모습, 두꺼운 피부에 얼굴 표정이 굳어있는 모습이라 아무래도 피부 아래쪽에 무엇인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피부 아래쪽에 이물질이 들어 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젊었을 때 그런 쪽에 관심이 있어, 얼굴 전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것이 딱딱해지고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이제는 웃거나 표정 짓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남들이 자꾸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몹시 난처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이물질 제거 수술은 의사들 모두가 꺼리는 수술 중의 하나이다. 개업 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술 결과가 나쁠 경우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커서 두고두고 애를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와 부인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어서 수술계획을 세웠다. 짐이 될 일을 하나 떠맡은 셈이다. 후회할 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일단 나를 찾아왔으니 무엇이라도 해 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앞섰다.이번 수술의 가장 큰 주안점은 우선 어색한 눈 주위의 표정을 다시 만들어주는 일이다. 수술 당일, 마취된 환자의 피부 절개를 시작하자마자, 숨어있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장기간 복용해 온 여러 가지 약물과 이물질로 인해 피부조직이 심하게 변형이 된 것이다. 지혈도 잘 되지 않았다. 수술 부위의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으니….통상의 환자라면 10분도 채 안 돼 수술 부위의 정리가 끝났을 것을 30분이 넘게 걸렸다. 가까스로 수술할 부위의 혈관들을 모두 지혈하고 본격적인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먼저 인상을 반듯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처져 내려온 눈썹을 들어 올려 주었고, 눈 밑 지방과 조직 속에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는 이물질을 찾아서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그 후 눈 주위의 근육들을 다시 원래의 위치대로 복원해 준 다음 피부를 봉합했다. 하지만 피부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눈 밑 주름 수술 후 수술 부위에 피가 많이 고이게 되면, 흉살이 만들어져 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으니 걱정거리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등줄기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고심 끝에 피가 멎지 않는 부위에 고인 피가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도록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만든 심지(드레인이라고 한다)를 하나씩 넣어주었다.별일 없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지새우다가 다음날 환자를 만났다. 드레인을 따라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고, 출혈은 이틀 동안 계속 됐다. 일주일째 되는 날 실밥을 제거하고 나니 어느 정도 멍은 남아 있었지만 눈 주위에 자연스러운 표정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이 보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나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마스크를 쓴 것 같은 어색한 얼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다른 사람들처럼 환한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람도 느꼈다.얼굴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든 수술 과정에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라 환자도 많은 고생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래서 성형외과 의사에게는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일이다. 그 후 비록 코로나로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부인을 통해 조금씩 생활에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 안부를 전해 듣고 내심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앞으로 상처가 나아가면서 겪어야 할 일들이 적지 않겠지만, 2020년 나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환자 중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래된 편지를 꺼내어…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겨울로 접어들던 어느 날, 책상을 정리하다가 낯익은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돌이켜 보면, 십여 년도 더 된 편지 한 통, 꼼꼼하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글이 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4년간의 성형외과 수련을 마치고 지방의 한 도시에 개원한 병원에 초임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나에게 수술을 받았던 한 중년의 여성 환자로부터 받은 편지다.병아리 전문의로 경험도 없이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있던 시절, 나를 찾아와 여러 가지 수술을 받았던 환자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런 인연이 이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수술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했던 것 같았다.몇 가지 수술을 연이어 하게 됐고, 수술 결과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몇 달 후 장문의 편지와 작은 선물을 주고는 돌아갔다. 자신이 수술하게 된 동기와 수술로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가 담긴 편지다. 다시 되찾은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껏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초보 성형외과 의사가 분에 넘치는 인사를 받은 셈이다. 내가 이런 인사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시 잠겨 있다가 문득 앞으로 나를 찾아오는 이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조금 더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그 후, 대구에 개원한 후 십여 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초심을 지킬 수 있도록 편지를 한 번씩 꺼내 마음을 다잡곤 했다.그러던 어느 여름, 내 마음 속의 그 환자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연락할 길을 찾다 홈페이지와 여러 가지 글들을 보고 찾게 됐다고 한다. 십여 년 전의 옛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눴고,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한두 군데 교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말과 함께 간단한 교정 수술을 예약하고 돌아갔다.첫 번째 수술을 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수술 일정을 잡겠다고 하고서는 연락이 끊어졌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바쁜 일정이 끝난 후 다시 찾아오겠거니 하면서 잊고 지냈는데….그 후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낯선 젊은 여성 한 사람이 병원으로 찾아왔다.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젊은 여성의 어머니가 바로 그 환자였다.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는 딸을 마주하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처음 만나는 딸 앞에서는 크게 내색하지는 못하고, 사고 당시의 이야기와 그 모습을 전해 듣고 필요한 업무처리를 도와주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였지만, 그 후 돌아가신 그분의 얼굴을 돌이켜 보면서 내 마음 속 깊이 아련해지는 것을 느꼈다.십여 년 동안 나와 함께 한 수많은 환자들이 있었고, 이렇게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 이제는 그럴 법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막상 나와 깊은 인연을 가졌던 환자의 부고를 전해 듣고 나니 과거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 동안의 수많은 기억들도 함께 새록새록 떠올랐다.비록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긴 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사랑하는 어머니였던 그녀가 부디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겠지만, 나에게도 자존감이 뚜렷했던 좋은 사람으로 기억의 한 편에 남겨 둬야 할 의무감이 생긴 것이다.한 해의 끝을 치닫는 12월 초, 책상 속의 편지들을 꺼내 보듯, 올 한 해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이들을 돌이켜 봐야겠다. 그들 중 나와의 좋은 인연을 가졌던 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분명 그들 중 연말이 되면 그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돌이켜 보면 다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이들도 있을 터.스산한 바람 속에 몸이 얼어붙고, 코로나로 마음까지 메말라가는 올 한 해, 나의 가슴 속에서만이라도 작은 불씨 하나를 피워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여줄 수 있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몇 년 쯤 젊어지면 만족하시겠어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중년을 넘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심 좀 더 젊어 보이기를 원하는 듯하다.진료실에서 만나는 이들은 희끗희끗해진 머리, 잔잔한 잔주름이 잡힌 눈가, 내 천(川)으로 골이 져 있는 미간, 절반쯤 감겨 살짝 졸리고 피곤해 보이는 눈과 피부가 처지면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눈밑, 깊게 골이 진 팔자주름, 처진 볼살 등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한 사람의 얼굴 속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있는 경우가 흔하다.진찰을 하면서 유심히 지켜보면,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거나 또 늙어 보이는 사람 등 다양한 경우를 보게 되는데, 사실 얼굴 전체 나이가 비슷하게 들어 보이는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문제는 얼굴 전체에서 눈이면 눈, 볼이면 볼, 유독 한 부위만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무엇인가 좋아졌으면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이런 사람들 앞에서 각자의 얼굴 상태를 함께 체크하고 어떤 방법의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을 하고 나면, 몇 가지 질문을 받게 된다.그중 가장 많은 듣는 이야기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자연스럽게 빨리 회복되게 해 주세요” 그리고 “한 번 수술하고 나면 다음에는 다시 안 해도 되도록 해 주세요”, “한 20년쯤 젊어지게 해 주세요”이다.사람들의 속마음은 다 같은가 보다. 고민 끝에 힘든 결심을 하고 병원을 찾아왔으니 한 번 수술하고 나면 그 결과가 ‘늙어 죽을 때까지’이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수술한 것을 알아채면 안 되니까 될 수 있는 대로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요구도 빠지지 않는다.그러나 인정하기는 싫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1. 지금 하고자 하는 이 수술이 이제껏 늙고 노화된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있지만, 앞으로 늙어갈 것까지 예방해 줄 수는 없다.2. 빨리 회복되고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준다는 시술(보톡스, 필러, 레이저나 실을 이용하는 리프팅)은 그 효과 역시 빨리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달을 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시술한 티가 안 나면서 효과가 조금 덜해도 좋으니 자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 역시 좋은 선택일 수 있다.3. 늙어 죽을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년 정도 유지되는 효과를 보려면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멍이나 부기같은 불편함이 어느 정도 따르는 수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회복기간이 지나고 나서 그 수술 결과가 안정되었을 때, 이것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4. 이렇게 수술을 하고 나면 처음에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특히 윗눈꺼풀의 경우 인상이 변화가 있는 경우가 많다. 10~20년 이상 처져 내려온 눈꺼풀을 단지 1시간 내외의 수술만으로 해결했으니 어떻게 인상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눈썹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눈썹을 위로 당겨 올려주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그렇게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자연스러워진다. 마치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기까지’ 그런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이렇게 상세하게 설명을 하면,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수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환자에게 마지막 질문을 한다. “몇 년쯤 젊어졌으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적어도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아니면 더 어려 보이는 얼굴 모습이 되기를 원한다.경험적으로 말하자면, 얼굴의 한 부위만 다른 부위보다 지나치게 더 젊어 보이게 되면 이것 역시 어색하다. 따라서 여기에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한 것이다.나이 사십이 넘어서면 자신의 얼굴에는 살아온 인생이 담기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노화로 인해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교정하는 수술은 더 조심스럽고 더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다.이제껏 살아온 기본적인 얼굴의 바탕에 변화를 주지 않고 얼굴 전체의 균형을 다시 잡아준다는 생각으로 수술계획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자신의 얼굴은 자신의 책임뿐일까?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성형외과 의사가 된 지 15년이 지나면서 수많은 환자들과 면담 한 기억이 되살아난다.나를 스쳐 지나간 환자들의 모습을 마치 내가 관상을 보는 사람이라도 된 듯, 얼굴을 평가하고 보완하는 일을 해 온 셈이다. 그럴수록 ‘자신의 얼굴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각자에게 자신만의 고유한 인상이 있듯이 현재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모르게 겉으로 투영돼 드러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수 개월 전 한 중년여성을 수술하게 됐다.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게 생겼는데,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내려오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이것을 교정하기 위해서다.직장인인 그녀에게 눈 수술만으로는 눈 인상이 너무 바뀌어 불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눈썹과 눈을 함께 수술하는 방법을 권했다.그런데 인터뷰를 하는 내내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 그늘이 져 있는 것을 느꼈다. 상담을 마칠 즈음 지나가는 말처럼 질문을 했다. “혹시 다른 병원 약을 먹고 있습니까?”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결국 신경정신질환 약을 여러 알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랴부랴 처방을 한 병원 의사와 상의해 무사히 수술을 마치게 됐다.실밥을 제거하는 날, 상태를 보니 좌우가 다르던 눈 모양도 같아지고 눈동자도 훨씬 커져서 뚜렷한 눈매를 갖게 됐다. 그리고 눈빛도 바뀌면서 훨씬 자신감 있는 눈으로 변했다.그제서야 그 여성은 자신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서 이제 좀 더 밝고 자신감 있는 얼굴로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바뀌어야겠다고 이야기 했다. 결과야 두고 봐야겠지만 좋은 일 하나 한 셈이다.반대의 경우도 있다.오래 전 인중수술을 받았던 젊은 여성이 오랜만에 찾아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얼굴을 맞이하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고 마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낯선 모습이었다.아무래도 이상해 예전, 수술할 때의 모습을 찾아 봤다. 예전의 자연스럽고 앳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찾아볼 수 없고, 어색해진 모습만 남아 있었다. 수술한 티가 너무 많이 나는 강남스타일의 얼굴이 된 것이었다.나에게 수술을 받고나서 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 유명 성형외과 여러군데를 찾아 다니면서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수술을 하게 됐다고 한다.눈, 코, 안면윤곽, 턱 등 많은 수술을 큰돈을 들여서 하고 나니, 마치 인형 같은 모습이 됐다. 하지만, 얼굴 표정은 굳어져 버렸고 피부의 감각은 이상해져 마치 두꺼운 석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됐다.이 모습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혼란이 시작됐다고 한다.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어 약에 의존하게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 끝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원래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수술을 하고 싶다고.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너무 많이 지나와 버린 것 같아서 손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내 얼굴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오면 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당신다운 얼굴은 무엇입니까?”이렇게 되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색해한다. 여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얼굴이야 부모님께 물려받은 대로 생긴 것이지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식이다.하지만 얼굴은 자신이 살아온 자취를 따라서 조금씩 변한다. 자신의 성격, 이미지, 인상, 인생이 담긴 자신만의 얼굴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얼굴로 신기하게도 변화하는 것이다.‘자신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라는 말은 자신의 인생이 담긴 얼굴은 자신이 변화시키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그 속에 숨어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내서 남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아름다움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성형외과 의사의 몫이 아닌가 한다.